구글이 오는 2020년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19' 행사에서 2020년 초 서울에 신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리전을 개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전부터 업계에서는 구글이 국내에 리전을 설립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회사 측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리전은 클라우드 사업자가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은 현재 전 세계에 18개의 리전을 두고 있으며 일본 오사카, 스위스 취리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리전 개소를 앞두고 있다. 서울 리전이 개소한다면 인도 뭄바이와 싱가포르·대만·일본 도쿄 등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8번째로 설립되는 것이다.
브래드 캘더 구글 부사장은 부사장은 “한국은 글로벌 정보통신 기술의 리더이며 게임 산업의 경쟁력 역시 높다”며 “서울 리전 개설은 글로벌 진출을 원하는 한국 업체와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다국적 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월 구글은 서울 리전 설립을 준비하기 위해 유한회사 '구글클라우드코리아'를 설립했다. 서울 리전 운영 거점으로는 LG유플러스 평촌 메가센터, 가산디지털센터, LG유플러스 협력 중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총 3곳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 리전 설치를 계기로 구글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 등의 공공영역 클라우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한국 내 데이터센터 건립이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는 세계 1, 2위 클라우드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있다. 또한 올해 안에는 오라클이 국내 데이터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며, 내년에 구글까지 가세하면 한국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데이터센터 건립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올해부터 공공·금융분야 클라우드 규제가 완화되면서 도입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 기업들 뿐 아니라 대한항공과 LG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도 전사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발표한 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율은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한편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기업들로는 삼성과 넷마블, 티몬, LG CNS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의 경우 새로운 개임 개발을 지원하고 기반 시설을 관리하는 데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LG CNS는 구글 클라우드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 제조 라인을 시각적으로 점검해 품질 향상과 생산 비용 절감에 나섰다. 키릴 트로핀(Kirill Tropin) 구글 클라우드 프로덕트 매니저는 “서울 GCP 리전을 통해 구글은 더 다양한 고객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추후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이 어떻게 활용될지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