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5000억 자금지원 산은에 요청
금호아시아나, 5000억 자금지원 산은에 요청
  • 이준성
  • 승인 2019.04.11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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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내 경영정상화 안되면 아시아나 매각”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무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은행에 5000억원의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10일 자금지원 요청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수준의 자구계획을 함께 제출해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3년 안에 경영정상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해 사실상 ‘벼랑 끝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자구계획의 골자는 채권단과 시장의 재신임을 받기 위해 지분을 담보로 내놓는 대가로 추가적인 금융 지원을 받겠다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는 박삼구 전 회장 부인과 딸의 보유지분 4.8%를 포함한 총수 일가의 모든 금호고속 지분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금호측은 밝혔다. 또한 자회사를 매각하고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노선을 정리, 3년 안에 경영정상화를 꾀한다는 게 금호아시아나의 목표다.

올해 아시아나항공이 갚아야 할 채무는 약 1조3000억원에 이르며, 이 중 4000억원은 채권단 대출금이다. 금호측은 대출금 상환을 연장하는 내용으로 재무구조개선 약정서를 체결해주면 3년 후 정상화 이행 여부를 평가받겠다는 조건ㅇㄹ 내걸었다.

금호아시아나의 지배구조를 보면 지주사격인 금호고속이 금호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를 갖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이기도 하다.

결국 금호측의 제안은 그룹사의 운명을 걸고 아시아나항공을 반드시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없을 것이라는 점도 금호아사아나는 재차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자구책이 경영 정상화에 어느 정도 실효성을 갖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금호아시아나에서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한 지분 중에는 박 전 회장과 장남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2.7%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해당 지분이 이미 박 전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채권단에 담보로 잡힌 지분이라는 것이다. 또 지난 2017년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된 후에도 금호그룹이 금호타이어를 경영하던 시기 빌린 약 2500억원 채무에 대한 담보권도 여전히 채권단이 갖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에서 담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채권단의 담보 해지가 이뤄져야 하다 보니 결국은 담보 돌려막기에 불과하다는 것. 이렇게 되면 사실상 신규 담보는 부인과 딸의 지분으로만 국한되는 셈이다.

더구나 금호아시아나가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은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이다. 이들 계열사를 매각해 현금화하더라도 1조 원이 넘는 부채를 갚고 정상화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산은측은 현재 시장의 평가를 보고, 채권단 회의를 거쳐 금호아시아나의 자구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산은은 아시아나항공과의 MOU 연장을 위해 최근까지 물밑 조율을 해 왔기 때문에 자구안이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으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회사가 제공하겠다는 추가 담보 지분을 시장가치로 환산하면 200억 안팎으로, 요구 조건인 5000억 원에 턱없이 부족한데다 3년이라는 조건부 매각 기간도 지나치게 길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조율과 보완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어떤 방식으로 정상화할지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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