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산불 재난방송, 늑장·부실 등으로 질타
KBS 산불 재난방송, 늑장·부실 등으로 질타
  • 정준호
  • 승인 2019.04.1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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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방송평가에 재난방송 포함할 것”

KBS가 강원 지역 산불 재난 당시 늑장과 부실로 일관했다며 질타를 받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4일 발생한 산불 재난 방송에서 국가재난주관 방송사인 KBS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김석진 부위원장은 “KBS는 3단계 발령 1시간10분이 지나서야 첫 특보를 했다”며 “오히려 재난주관방송사도 아닌 CJ헬로비전 지역채널 영동방송이 2시간 빨리 특보를 시작한 것은 문제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같은 날 MBC는 오후 11시6분에 특보를 시작했으며 YTN은 10시, 연합뉴스TV는 10시40분에 시작했다. 더구나 KBS는 재난 특보를 고작 10분 만에 마무리 짓고 ‘오늘밤 김제동’을 방영하면서 시청자들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김 부위원장은 “지역채널들까지 나서서 재난 특보를 하고 있는데 주관 방송사가 이를 외면한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KBS가 거짓 보도로 취재윤리를 저버린 일도 이날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 당시 강릉 주변에 중계차를 세워 놓고서는 고성이라고 속인 것이다. 재난 방송 내용 역시 단순히 현장 중계로만 그쳐 안이한 취재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불구경만 했다’는 비아냥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위원들은 "산불은 풍속과 방향을 고려해 30분 뒤 어느 지역까지 번질 것이라는 등 필요한 정보를 줘야 한다“며 ”우리 재난 방송은 산이 불타는 모습과 이재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장면만 내보내는 식이다“라고도 말했다.

이어 "“재난방송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대피를 돕는 일”이라며 “라디오도, 장애인 수어 방송도, 외국인을 위한 영어 자막도 없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예산 지원을 받는 KBS가 재난방송을 원활하게 내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며, 방통위 직권으로 감독권을 행사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심지어 일부 야당 의원들은 “KBS의 주관방송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표철수 상임위원 역시 "KBS 출신으로 참담하기 그지없는 일“이라며 ”재난 주관 방송사로 느슨하고 무책임한 행태를 일삼는다면 소중한 수신료가 왜 투입돼야 하느냐. 모든 구성원이 각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방통위는 빠른 시일 내에 재난방송 매뉴얼을 만들 방침이다. 또한 KBS에서도 자체적으로 개선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또한 방송평가에는 재난방송과 관련된 평가 역시 포함돼 있어 KBS가 재허가 심사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조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삼석 위원은 이번 사안에 대해 “자연재난은 실시간으로 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반면 사회적 재난에 대해서는 재난방송이 즉시 이뤄지도록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언급했다.

고 위원은 “지난 10일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PP 등과의 대화를 통해 신속하게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방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는 강원지역 산불 피해 주민을 대상으로 한 6개월간 수신료 면제 방침도 결정됐다. 수신료를 면제받게 된 곳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 지역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특별재난지역의 멸실 또는 파손된 주택·상가 같은 건축물과 이재민 대피 장소에 있는 TV수상기가 수신료 면제 대상이다. 해당 지자체로부터 산불 피해 사실을 확인받은 가구는 별도의 신청 없이 수신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방통위는 지난 2000년 이후 자연재난에 11차례, 세월호 참사 당시 사회재난 1차례 등 총 12차례 수신료 면제 조치를 내렸다.

이효성 위원장은 “저소득층,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TV수신료 면제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방송법령 취지를 고려할 때, 산불 피해민에 대해 조속히 수신료를 면제하는 것이 필요하며 제외되는 피해 지역민이 없도록 차질 없이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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