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오송금 3년 만에 64% 급증…1115억원
착오송금 3년 만에 64% 급증…1115억원
  • 정준호
  • 승인 2019.04.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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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금자보호법 개정 통한 구제안 마련

계좌번호나 금액을 실수로 잘못 입력하는 이른바 ‘착오송금’이 늘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28일 금융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은행권에서 발생한 착오송금 건수가 9만2000건, 금액은 2385억원에 이른다.

착오송금은 연 평균 7만여 건, 약 2000억원 규모로 대부분 계좌번호를 잘못 입금하는 등 송금 과정에서의 착오에 의한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착오 송금액은 2014년 1450억 원 수준이었으나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2017년 2380억 원으로 3년 만에 64% 급증했다.

은행 영업점에서는 직원이 거래 내역을 일일이 확인하며 도움을 줄 수 있지는 반면 비대면 거래에서는 소비자가 모든 정보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더구나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계좌번호나 송금액을 잘못 입력하는 일이 많다.

착오로 보내진 돈은 송금 은행이 수취인 은행에 연락한 뒤 수취인 스스로가 돌려주도록 하는 게 원칙이지만 이 중 절반 가량은 본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수취인이 송금된 돈을 반납하기를 거부할 경우 은행도 법적으로 반환을 강제할 방법이 없어 소송만이 유일한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윤민섭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착오로 보낸 돈이 소액이면 소송 비용이 더 많이 들다 보니 돌려받기를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며 “수취인의 계좌가 압류됐다면 소송으로도 반환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착오송금 미반환 건수 비중은 2014년 51.4%에서 2017년 56.3%로 증가했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1115억 원에 이른다. 정부는 예금자보호법을 개정해 착오송금을 구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현재 국회에는 송금액의 80%를 예금보호공사가 대신 돌려주고, 수취인에게 이를 청구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회수된 자금은 다시 착오송금 채권을 매입하는 재원으로 활용되며, 연간 착오송금의 약 80% 이상 구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을 발의한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개인의 직접 해결이 어려운 문제다 보니 법적 영역에서 해결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서 “디지털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소외자 등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살필 필요가 있다”며 입법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개인의 실수까지 당국이 개입해 구제에 나서는 것이 합당한지를 두고 비판적인 의견이 있다. 또한 송금인과 수취인이 서로 짜고 돈을 잘못 보낸 것처럼 꾸며 예보로부터 돈을 받는 등 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 때문에 법안 도입에 앞서 부작용을 어떻게 하면 최소화할 것인지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착오송금 및 이용자보호 학술대회’에 참석한 윤민섭 연구위원은 “국가세금이 투입된 공적기관이 개인 과실 사건을 해결하는 게 맞느냐”면서 “지금도 개인이 소액 사건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데 또 다른 제도가 필요한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언급했다.

반면 착오송금이 단순한 개인적 문제가 아닌 국내 금융서비스 발전으로 파생된 현상인 만큼 사회적 비용을 낮춘다는 측면에서 공동체 차원의 해결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허환준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지금도 개인이 소액사건 심판청구소송을 할 수 있지만 상대의 인적사항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예보가 수취인 정보를 일괄 수집해 피해자를 구제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런가 하면 착오로 송금을 받은 수취인이 자발적으로 이를 반환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 금융소비자들의 연락처 관리를 통해 반환을 용이하게 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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