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탈출
암호화폐 대탈출
  •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 승인 2019.05.28 09: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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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교수/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김형중 교수/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작년에 법무부장관의 일갈로 비트코인 가격을 완전히 꺾은 바 있다. 이로써 한국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지위에 올랐음을 만방에 알렸다. 이를 투자자들은 '박상기의 난'이라고 부른다.

작년에는 장관이 힘이 있었던 게 업비트, 빗썸이 세계를 호령했고, 이들이 세계 거래소 순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한국은 디지털 월스트리트 바로 그 자체였다. 잘 나가던 민간기업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장관이 세계를 호령하면 그게 먹혔다.

다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필자에게 전화가 많이 온다. "장관이 한 마디 하면 또 비트코인 가격이 잡힐 것 같으냐"고 묻는다. 미래는 감히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렇지만 필자의 예상으로 2018년의 장관 파워는 없을 것이다. 정부의 헛발질로 선두주자 업비트는 겨우 20위쯤 언저리에 있고, 하루 거래금액이 1위 업체의 4%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은 종주국에서 변방으로 완전히 밀려났다.

전에는 장관 말만 듣고 투자자들을 투기꾼이라며 욕하던 순진한 분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0으로 수렴하지 않고 되려 반등하자 "유시민의 말이 사실이 아니었던가벼" 또는 "나도 투자하고 싶은디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어렵게 만들었디야" 하며 정부를 비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2016년부터 투자해서 대박 난 투자자들은 빗썸보다 코인베이스나 크라켄 같은 거래소를 이용했다. 이제는 가상계좌도 막혔으니 국내 거래소는 별로 매력이 없을 터. 당연히 해외 거래소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비트코인 가격이 밤새 9% 이상 상승했다. 일년 은행 이자가 3%도 되지 않는데 말이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한다.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한국인의 성향으로 볼 때 상승장의 암호화폐 시장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뭉칫돈들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할 것이고, 막대한 거래수수료와 세금은 외국 기업이 거두는 사이, 한국은 블록체인 산업을 진흥한다며 용을 쓸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만큼이나 공허한 "블록체인은 살리고 암호화폐는 죽인다"는 정책은 그래도 계속 될 것 같다. 한국 공무원들도 한 번 밀면 인정 사정 볼 것 없이 쭉 밀어붙인다.

김형중 교수/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khj-@korea.ac.kr)

The English version of this article is at Cryptocurrency ex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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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2019-05-28 17:07:20
뼈때리는 팩트...... 속시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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