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 질병분류 도입 두고 부처 간 ‘이견’
게임중독 질병분류 도입 두고 부처 간 ‘이견’
  • 정세진
  • 승인 2019.05.2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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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도입 필요“ vs 문체부 "게임 산업 위축 우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질병분류법(ICD-11)을 통과시키면서 국내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WHO의 방침에 따라 질병분류법을 국내에도 도입할지를 두고 관계부처 간 이견이 큰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미 이전부터 게임중독 질병 지정에 찬성 입장을 보여 왔으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민관합의체를 구성해 질병분류법 국내 도입을 공식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합의체 불참을 선언하면서 복지부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특히 게임중독 질병분류가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두 부서는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WHO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될 때부터 "게임 과이용에 대한 진단이나 징후, 원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게임 과몰입의 가장 주된 원인은 게임 자체가 아니라 학업 스트레스 등 사회 심리적 환경"이라며 WHO의 결정에 추가 이의를 제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복지부측은 "게임중독 질병분류는 중독자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목적"이라며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게임업계나 문체부가 우려하는 것처럼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복지부 입장에서는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등록되더라도 주무부처인 문체부가 규제 강화에 동참하지 않으면 질병 분류가 무의미해지므로 당혹스러워하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장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자는 것이 아니라 2022년 정식 발효될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진단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하면 오히려 불필요한 불안과 걱정을 덜어줘 게임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현재 복지부는 "게임중독 질병도입의 법적인 권한은 통계청에 있고 복지부는 복지부의 입장을 밝혔을 뿐"이라며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다만 "우리나라가 WHO의 질병분류법을 도입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질병분류 도입 의지를 꺾을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통계청은 그러나 "지금까지 WHO의 ICD를 따르지 않은 적이 없다고 해서 이번에도 '전례대로 WHO를 따른다'고 정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ICD-11에는 질병명과 코드뿐 아니라 질병의 정의 등 내용이 훨씬 더 방대해졌기 때문에 종전처럼 분류법을 따를 것인지 검토를 하고 해당 부처와 관련된 곳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새로운 질병분류법이 한국 실정에 맞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체부에서는 복지부 주관 협의체가 아닌 국무조정실 등이 주관하는 협의체가 구성될 경우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따라서 국무조정실 협의체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합의점이 도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게임중독 질병지정을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에 게임업계의 반발은 연일 격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는 "게임질병코드 도입은 아직 충분한 연구와 데이터 등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게임장애 질병코드 지정은 너무 성급한 판단으로, 자칫 게임과 콘텐츠 산업의 뿌리를 흔들 수 있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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