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勞使 갈등 고조…정치권도 가세
현대중공업 勞使 갈등 고조…정치권도 가세
  • 이준성
  • 승인 2019.05.3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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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물적분할 반대하며 사흘째 주총장 점거
지난 29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는 국민연금 대전지사 앞에서 “국민연금은 현대중공업의 분할에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 민주노총
지난 29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는 국민연금 대전지사 앞에서 “국민연금은 현대중공업의 분할에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 민주노총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둘러싼 현대중공업의 노사갈등이 현대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연대투쟁 선언과 함께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세영 울신광역시의회 의장 등 정치권 인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분쟁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29일 오후 현대중공업 사측은 주주총회가 예정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주변에 사설 경비업체 직원을 배치했다. 현재 이곳은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물적 분할에 반대하며 사흘째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주총장 부근에 19개 중대 1300여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한마음회관 내부에는 500여명의 조합원이 들어가 있다는 게 경찰 측의 추산이다. 노조는 주총이 예정된 오는 31일까지 점거 농성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한마음회관 시설물보호와 조합원 퇴거를 경찰에 요청했으며, 주총은 예정대로 31일 진행될 예정이지만 장소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이 가운데 노조 조합원 차량에서 시너와 쇠파이프가 발견돼 경찰이 압수하는 일도 벌어졌다.

사측이 고용한 보안요원은 지난 28일 오후 10시 30분경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밖으로 나가던 노조원 차 안에서 20L 시너 2통과 쇠파이프 19개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김형균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시너는 현수막이나 깃발에 페인트로 글씨를 쓸 때 사용하고, 쇠파이프는 천막 지지대로 사용하기 위한 용도”라고 해명했다. 현대자동차 노조와 대우조선 노조가 연대투쟁을 선언한 것도 사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29일 현대차 노조는 긴급성명을 내고 “주주총회장 점거 농성에 공권력 행사나 용역업체 동원을 통한 해산 시도가 있을 경우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전 조합원 총파업 후 연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 인사들도 직접 행동에 나섰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세영 울산광역시의회 의장은 이날 오후 4시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시민 총궐기 대회를 열고 삭발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송 시장은 “한국조선해양 본사가 서울로 이전할 경우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이 되면 현대중공업의 자산을 보유한 알짜 중간지주회사가 서울로 옮기게 되고, 울산에 남는 현대중공업은 비상장법인으로 부채와 구조조정만 떠안게 된다며 송 시장은 우려를 내비쳤다. 이들은 “한국조선해양의 울산 존속에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적극 강구하고 물적분할에 따른 노사 갈등도 직접 나서 중재하겠다”고 선언했다.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근거로 “기존 울산 현대중공업의 경영·연구 인력이 빠져나가는 등 지역 인재 유출로 연구개발과 산-학-연 협업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이에 따라 지역 소비도 줄어 경기도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의회도 지난 28일 본회의를 통해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에 따라 설립되는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의 울산 존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노조원의 생존권 위협 가능성이다. 김형균 정책기획실장은 “법인분할이 이뤄지면 울산 현대중공업엔 빚덩이만 남아 임금 삭감과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겹치게 되는 조선·해양·특수선 등 여러 사업을 위한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지난 4년 동안 구조조정의 고통을 겪었는데 또 다시 이를 감내하란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중간지주회사가 경영권을 가지고 서울로 가면 노사 교섭도 무력화되고, 결국 정몽준-정기선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와 고배당 구조만 공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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