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단, 휴일 긴급회의 소집 이유는?
삼성전자 사장단, 휴일 긴급회의 소집 이유는?
  • 정세진
  • 승인 2019.06.0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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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메모리반도체 가격하락 등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토요일인 지난 1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그룹 내 핵심 사업부문 사장단을 불러 모아 회의를 가졌다고 삼성전자 관계자가 2일 전했다.

화성사업장은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했던 곳으로, 올해 초 이 부회장은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부문 경영진과 사업전략 회의를 갖기도 했다. 이날 4시간가량 이어진 휴일 긴급회의의 안건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메모리반도체 가격 3달러대 하락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김기남 DS부문 부회장과 진교영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정은승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자리를 같이했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에게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영 환경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반도체 경쟁력을 혁신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 등의 여파로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반도체 매출액에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경쟁사인 인텔을 누르고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정작 올해 1분기 매출은 121억 7100만 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4.6% 급감해 반도체 회사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어 올해 전체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4~9월 사이 8달러 선까지 올랐다가 연말 무렵 7.5달러를 유지하던 D램 가격은 올해 들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해 3달러 선까지 추락했다.

이 부회장은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업황과 실적 감소 등에 대해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면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초격차 전략’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어려운 환경을 함께 헤쳐 나가자는 당부와 함께 이 부회장이 강조한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의 중요성이다. 그는 “지난 50년간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최근 잇따라 발표한 중장기 투자·고용 방안의 추진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발표했던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 명 채용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오는 2030년에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마련한 133조원 투자계획의 집행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사장단에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기남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정하고 동시에 수백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면서 “사장들도 공감하면서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경제 상황이 빠르게 악화하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기술경쟁력과 미래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고용 계획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 부회장은 현장 및 글로벌 경영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주말에 사장단을 긴급 소집한 것도 그의 적극적인 경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재계에서는 말한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국내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최 기업인과의 대화, 이낙연 국무총리 간담회,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간담회 등 주요 행사에 연이어 참석했다.

지난달 22일에는 방한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단독 회동하는 등 해외 정상급 인사와도 적극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내부 사업 점검 역시 빠뜨리지 않고 있는데 올해 1월 경기도 수원사업장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 참석을 시작으로 2월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둘러봤다.

지난 4월에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도 참석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일본 도쿄를 방문, 현지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 도코모와 KDDI 본사를 방문해 5G 사업과 관련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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