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10주년 맞은 5만원권의 현주소는?
발행 10주년 맞은 5만원권의 현주소는?
  • 정세진
  • 승인 2019.06.2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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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 더해진 반면 환수율 낮아 우려 여전
사진= 한국은행
사진= 한국은행

오는 23일 발행 10주년을 맞게 된 5만원권이 모든 권종 중 가장 많은 발행량을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9일 한국은행은 5월말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5만원권은 98조2000억원으로 금액 기준 전체 은행권 지폐의 84.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장수를 기준으로 해도 5만원권은 이미 2년 전인 2017년부터 다른 지폐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말 현재 유통 중인 5만원권 장수는 19억6000만장(36.9%)으로 16억장인 1000원권, 14억8000만장의 1만원권을 넘어섰다.

5만원권은 10만원권 수표의 발행 부담과 사용 시 어려움을 줄이고 1만원권 여러 장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취지로 2009년 6월 23일 도입됐다. 발행 초기에는 5만원권의 색이 5000원권과 비슷한 황색 계열이어서 혼동하기 쉽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이런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거의 사라지고 5만원권은 국민들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해 경제 주체별 현금사용행태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거래용 현금의 43.5%, 예비용 현금의 79.4%를 5만원권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권의 주된 용도는 일상적인 소비지출의 경우 43.9%, 경조금에 24.6% 가량이라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반면 1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5만원권에 밀려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됐으며, 경조사비 봉투에도 1만원권보다 5만원권이 더 많이 쓰이게 됐다.

10만원 자기앞수표 교환 장수는 2008년 9억3000만장에서 지난해 8000만장으로 대폭 감소했다. 자기앞수표는 사용할 때 뒷면에 신원 등을 배서해야 하고 받는 쪽에서도 신분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또한 현금보다 위조가 상대적으로 쉽다 보니 위·변조에 따른 피해 사례도 잦았다. 다만 5만원권은 상대적으로 환수율이 낮다 보니 지하경제 유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5만원권 발행액 대비 환수액을 나타내는 환수율은 67%로, 1만원권(107%), 5000원권(97%), 1000원권(95%)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환수액이 발행액에 미치지 못하는 현상은 경제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지폐 사용량이 늘면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다른 권종에 비해 현저히 낮은 환수율 탓에 5만원권이 검은 돈으로 사용된다는 의혹은 지워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각종 뇌물수수나 비자금 조성 같은 부정부패 사건이 드러날 때 5만원권을 가방이나 쇼핑백 등에 담아 전달했다는 수사결과가 자주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다만 한은은 주요국 통화와 비교할 때 5만원권의 액면가치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은 관계자는 "테러 및 범죄은닉 자금 등으로 빈번히 사용된 500유로권(약 66만원) 등 해외 고액권과 비교하면 5만원권은 액면가치가 매우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200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3.1%에서 2015년 19.8%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서는 5만원권의 사용이 활발한 상황이지만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되고 현금 없는 매장 등이 나오면서 사용량 증가속도는 점차 둔화할 것으로 금융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화폐 발행 추이를 보더라도 5만원권 발행액은 전년보다 2.2% 감소했다. 그러나 현금 없는 사회로 이행하기까지는 아직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5만원권의 위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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