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회장 1년, 체질개선·실리주의 행보
LG 구광모 회장 1년, 체질개선·실리주의 행보
  • 정세진
  • 승인 2019.06.2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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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안전 경영에서 안팎으로 변화 거듭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지 1년 동안 LG그룹의 기업 문화가 적지 않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오는 29일 취임 1주년을 맞게 된다.

지난해 만 40세의 나이로 회장에 취임한 그는 별도의 취임식 행사를 갖는 대신 지주회사 경영현안들을 챙겨나가며,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구상에 집중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뚝심 경영을 추진해 온 LG는 구광모호 출범 후 ‘실리주의’와 ‘미래’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게 재계의 이야기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재편과 새 동력 및 미래 인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행보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LG그룹은 지난해부터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가 하면 형식을 깬 파격 인사, 다소 경직돼 있었던 조직문화의 개선 등을 이뤄냈다.

특히 구광모 회장은 그룹 내 비주력 사업들을 과감히 잘라내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현재 수처리사업 매각을 진행 중이며, 지난 2월에는 소모성자재구매(MRO) 사업체인 서브원 경영권 매각을 마쳤다.

또한 연료전지 연구개발 기업인 LG퓨얼셀시스템즈 사업을 청산 결정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일반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LG이노텍 역시 스마트폰용 무선충전 사업 정리를 검토하고 있다. 수익성을 갉아먹는다고 평가받았던 스마트폰 사업의 생산 거점도 베트남으로 이전한다.

반면 신성장 동력과 미래 인재 확보에 있어서는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결정은 앞으로 안정적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벤처 투자사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현재까지 미국 스타트업에 약 1900만달러(약 216억원) 이상의 투자를 감행하기도 했다. 주요 투자 분야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로봇,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바이오·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 등의 유망 스타트업 부문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재 채용 행사 'LG 테크 컨퍼런스'에는 구 회장이 직접 참여해 북미 지역의 석·박사급 인재들을 만나는 등 인재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신속한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형식을 깬 '파격 인사'도 이뤄졌다. 지난해 영입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3M 수석부회장 출신이며, 홍범식 (주)LG 경영전략팀 사장은 베인앤컴퍼니 대표로 재직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출신인 김형남 부사장은 자동차부품팀장으로 발탁됐다.

그동안 LG는 순혈주의 인사 원칙을 지켜왔으나 구 회장이 이를 버리고 실용주의를 채택한 셈이다. LG전자는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연구개발(R&D)캠퍼스에 '살롱 드 서초'를 열어 직원들이 소속 직급과 상관없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수평적 조직문화도 확산돼 기존 5단계의 직급체계가 직책과 능력, 성과 중심의 3단계로 간소화됐다. 자유롭고 유연한 근무를 위해 복장자율화도 도입하는 한편 매주 월요일을 '회의 없는 날'로 정하고 업무 몰입도 높이기에 나섰으며, 사내 웹툰인 'LG인 품격 생활가이드' 연재도 시작했다.

400명이 모여 분기별로 개최된 임원세미나 역시 관련이 있는 임원들을 주로 초청해 100명 미만이 참가하는 월별 포럼 형식의 'LG 포럼'으로 전환했다. 구광모 회장이 연 2회 직접 주재하는 사업보고회도 일방적인 회장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회장과 임원 간 깊이 있는 토론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다만 상속세 납부와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 등 LG특유의 정도경영은 이어간다는 것이 구 회장의 방침이라고 재계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구 회장은 올초 개최된 'LG 새해모임'에서 “지난해 6월 LG 대표로 선임된 후 그동안 쌓아온 전통을 계승·발전 시키는 동시에 더 높은 도약을 위해 변화할 부분과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 보았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다”며 고객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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