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 'SKY' 쏠림 개선?
블라인드 채용, 'SKY' 쏠림 개선?
  • 김민지
  • 승인 2019.06.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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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됐다” vs “오히려 악화” 의견 갈려

입사지원 시 학력 등을 표기하지 않는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 도입 2년을 맞아 그 효과에 대한 상반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17년 하반기부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입사지원서에 출신 학교(학력), 학점, 영어점수 기입을 없애고 직무능력만 보고 뽑도록 하는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했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에서는 최운열 의원이 블라인드 채용 도입 후 일부 기관에서 명문대 집중 현상이 뚜렷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지난 27일 11개 금융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중소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3개 기관에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소위 SKY대학 출신 합격자 비율이 뚜렷이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블라인드 채용 도입 전인 2016년 하반기 신입직원 중 SKY출신 비중은 17명 중 10명으로 최고 59%였다. 그러나 제도 도입 후인 2017년 하반기에는 그 비중이 21%로 급락했으며, 2018년 하반기의 경우 23명 신입직원 중 SKY 출신이 단 한명도 없었다.

중소기업은행 역시 블라인드 채용 전 합격자 중 SKY 출신 비중이 13~20% 수준이었으나 제도 도입 이후인 2017년 하반기부터는 3~9%로 크게 하락했다. 신용보증기금도 제도 도입 전 23~25%에 이르렀으나 도입 후에는 13~14%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지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효과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블라인드 채용이 오히려 SKY 출신 비율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해소된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명문대 쏠림 현상이 뚜렷이 개선된 공공기관의 채용방식을 나머지 기관에서 벤치마킹할 점은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 3개 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8개 금융공공기관에서는 연도별로 매우 불규칙한 변화 양상을 보이거나 큰 차이가 없었다. 더구나 산업은행과 예금보험공사 등 서울에 있는 금융공기업의 ‘SKY’ 출신 신입사원 비중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최 의원의 진단이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 의원 본인이 발표한 자료에도 금융감독원과 금융공기업 여덟 곳이 지난 4년간 채용한 신입사원 중 SKY 출신은 25.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덟 개 금융공기업은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예탁결제원 신용보증기금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말한다.

이들 9곳 전부의 현황을 묶어서 보면 블라인드 채용 도입 전후를 이SKY 출신 신입사원 비중은 28.1%에서 22.1%로 불과 6%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취업준비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서울 소재 금융공기업은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대부분 SKY 출신 신입사원이 늘었다.

금감원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예보 등 다섯 곳 중 기업은행을 제외한 네 곳의 SKY 출신 신입사원 비중이 블라인드 채용 시행 이전보다 높아지거나 같게 나타나느 것.

지난해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금감원은 지난해와 올해 최종 합격한 118명의 신입사원 중 63명(53.4%)이 SKY 출신이었다. 이는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되기 직전 2년간 51.4%에 비해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산업은행의 SKY 출신 신입사원 비중은 47.8%에서 48.3%로, 예보도 46.7%에서 50.7%로 뛰었다.

한 금융공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서류전형과 짧은 면접만으로는 적격자를 가려내기 힘들어졌다”며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필기시험을 어렵게 출제하다 보니 명문대 출신이 유리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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