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 규제 나서나
日,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 규제 나서나
  • 정소연
  • 승인 2019.07.0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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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외교 갈등 경제로까지 번지나…업계 우려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 클린룸/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 클린룸/ 사진= 삼성전자

일본 정부가 7월부터 한국산 반도체 일부 품목과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일본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운용정책을 수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수정된 정책에 따르면 오는 4일부터 TV와 스마트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부품으로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리지스트와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가 시행된다.

일본 정부는 한 달 가량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8월 1일부터 새로운 제도를 운용할 것이라고 산케이 신문은 밝혔다. 수출 규제가 시행되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3개 품목에 대해 당장 계약별로 수출 허가를 얻어야 한다.

그 동안 일본은 한국 제품에 대해서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우대조치를 취해왔으나, 앞으로는 허가 신청과 심사까지 90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첨단재료 등의 수출과 관련해 안전 보장 상 우호국으로 인정해 수출 허가 신청을 면제해주는 외국환관리법 우대제도인 ‘백색 국가’ 대상에서도 한국을 제외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일본 업체들은 한국에 수출을 할 때도 건별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내 IT업계에서는 “3개 품목이 수입이 안 될 경우 생산 라인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올 수 있다”라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일본 정부가 보복 조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일본의 리지스트와 에칭가스 생산량은 전 세계 비중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 회로에 빛을 쏘아 패턴을 새길 때 리지스트는 빛을 인식하는 감광재 역할을 한다. 에칭가스는 빛을 쏘지 않는 부분을 깎아낼 때 사용되는 소재이다.

이 두 가지 소재의 수입이 중단되면 자칫 반도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대체 거래선 확보, 대체 소재 발굴 등을 대책으로 꼽고 있지만 일본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성능이나 효율, 가격 등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혹시 다른 거래선을 찾는다 해도 소재 물질이 달라지면 공정 자체를 다시 수정해야 하므로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삼성디스플레이측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불소처리를 통해 열 안정성 등을 강화한 폴리이미드(PI) 필름을 가리키는 말로, 공정에 따라 다양한 PI가 사용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영향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그런가 하면 한 디스플레이 제조사 관계자는 “소재 하나가 빠졌다고 생산이 중단될 가능성은 낮지만 일본이 PI에서 앞서가고 있다 보니 영향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세계 반도체 생산량 1위인 한국 기업에 반도체 소재를 팔지 않을 경우 일본 기업도 크게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단순한 압박용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또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대기업들과 가공업체들이 확보해 둔 재고가 있어 몇 개월 정도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업계 관계자들과 긴급 회의를 열고 해당 품목의 공급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외교부측은 일본 정부로부터 관련 조치를 한다는 방침을 통보 받은 적이 없다며 해당 보도의 진위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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