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왜 연기?
국세청,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왜 연기?
  • 김민지
  • 승인 2019.07.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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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최소화·관련 업계 소통 강화 필요”

식당 주인이 특정 주류 업체의 술을 팔아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이른바 ‘주류 리베이트’에 대한 쌍벌제 도입이 돌연 연기됐다.

국세청은 당초 1일부터 시행하려던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류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개정안’을 연기했다고 지난 2일 업계 등이 전했다.

주류 리베이트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불법적으로 이뤄진 관행이면서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국세청은 주는 쪽과 더불어 받는 쪽 모두를 처벌하는 쌍벌제를 도입해 리베이트를 근절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예상치 않은 정치 공세가 이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부 야당 의원들이 음식점 수익 감소 등의 부작용을 지적하자 김 후보자가 “일부 보완할 것은 고치고 시간을 갖고 검토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당시 권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쌍벌제 도입에 대해 “대표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난했으며,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국세청이 주류 산업에 간섭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결국 쌍벌제 도입으로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논리인데 정작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실상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반박한다.

현재 전국의 주류도매상은 1200곳으로 70~80개 대형업체와 2만2000곳 등에 술이 판매되고 있다. 이 중에서 리베이트를 받는 곳은 대형 4000여 곳으로 대다수의 업소들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는 주류제조사들이 대형 업체·업소만 관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는 “리베이트가 없어지면 술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가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주류유통단체협의회는 불법 리베이트가 시장을 왜곡하고 소비자에게 가격 부담을 전가할 뿐 아니라 주류업계의 존립 자체도 위협한다고 비난한다.

지난달 19일 전국주류도매업중앙회는 "기존에도 리베이트는 법으로 금지돼 있었지만 명확한 유권해석이 없다 보니 변칙적인 영업 활동으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업계에서는 암암리에 또는 관행적으로 무자료 거래, 덤핑, 지입차 등 거래 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국주류산업협회도 지난달 26일 입장문을 통해 "국세청 고시 개정(안)은 주류 유통과정의 불법 리베이트 지급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본다"며 "이번 고시 개정으로 소비자의 편익으로 돌려야 할 부분을 중간 유통업자가 리베이트 형태로 차지하던 비정상거래를 정상화해 소비자 편익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전문가들 역시 1000억원대에 이르는 주류업계 리베이트를 없애야 가격인하와 연구개발 등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며 쌍벌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 연기는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공정세정을 후퇴시킨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를 근절하지 않으면 결국 국세청이 불법을 묵인하고 대형업소들 배만 불리는 것”이라며 “애초에 이 문제가 인사청문회에서 문제 삼을 만한 사안이었는지도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국세청 관계자는 “고시 방향이 옳지만, 의견 청취 과정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자영업자 등도 개정안 고시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충분히 소통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주류업계는 리베이트 금지 등 공정거래 질서 확립이라는 개정안 원칙 자체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연기 자체에는 일단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흥음식업, 단란주점업과 주류를 취급하는 외식업체에서는 쌍벌제 연기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자영업자는 "최근 회식 문화도 없어지고 인건비와 임대료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주류업체 지원금까지 금지되면 술값 인상으로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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