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현직 임원 모임, ‘포스트 황창규’ 우려 전달
KT 전현직 임원 모임, ‘포스트 황창규’ 우려 전달
  • 정소연
  • 승인 2019.07.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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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선출 방식 변경 주장... 황 회장 3연임, 막후 영향력 우려

KT의 전현직 임원들 모임인 K-비즈니스 연구포럼이 차기 회장 선출 방식 변경을 주장하고 나섰다. 3일 '한국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K-비즈니스 연구포럼에서는 33매 분량의 ‘KT 바로 세우기 제언’이라는 문서를 KT 이사회에 전달했다.

총 10명으로 구성된 K-비즈니스 연구포럼은 KT 임원 출신인 한영도 상명대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다. 해당 문서에는 경영지원부문장이 관할하는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을 포함해 KT의 현행 경영시스템을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앞둔 황창규 회장이 재선되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해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T는 지난해 정관 변경을 통해 회장 선출 방식을 CEO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를 거치는 2단계에서 4단계로 바꿨다.

이에 따라 KT는 지배구조위에서 회장 후보자를 고르고 후보심사위원회에서 심사를 하면 이사회에서 최종 대상자를 선정해 주총 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사내 직원 및 외부에서 후보를 고르는 1차 관문을 맡는 지배구조위는 사내외 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전현직 임직원들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지배구조위원회를 관할하는 삼성 출신 김인회 사장이 이전에 황 회장 비서실장을 지낸 적이 있다는 점이다.

한명도 교수는 “포럼 구성원 외에 문서 작성을 위해 만난 KT의 많은 임직원들은 이런 구조라면 황 회장이 3연임을 하지 않아도 입맛에 맞는 차기 회장을 추천해 사후 비판이나 각종 문제 제기가 나오지 않도록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공개 모집으로 후보자를 접수 받아 발표와 토론, 심층면접 등 투명한 과정을 거쳐 회장을 선발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KT 직원과 주주, 노조 및 고객까지 참여하는 200명 규모의 인선자문단을 구성해 후보자별 경영전략 및 비전을 면밀히 심사할 것도 권고했다.

K-비즈니스 연구포럼은 그 외에 CEO에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3명의 대표이사를 두는 분권형 경영 체제를 함께 제시했다. 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운영책임자(COO) 3인이 권한을 나눠 가질 경우 CEO의 부족한 통신 전문성을 보완, 기술 투자와 효율적 조직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이들의 주장은 지난해 말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 등이 황창규 회장의 전문성 부족으로 이뤄졌다는 세간의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KT는 이날 반박 자료를 배포해 "지배구조위원장은 경영기획부문장이 아닌 김대유 사외이사이며 지배구조위원회는 이사회에 소속된 독립적 기구"라고 해명했다.

또 "황창규 회장은 차기 CEO 선임절차가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프로세스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게 KT측의 설명이다.

K-비즈니스 포럼에 대해서도 “의장 이외에 KT 전현직 임직원의 명단을 밝히지 않아 그 실체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KT 직원들 내부에서도 K-비즈니스 연구포럼이 내놓은 대안에 대해 각기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KT의 한 임원은 “그 동안 KT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도 함께 교체됐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외압 없이 내부 직원들까지 회장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됐으며 절차 또한 객관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직원은 “내부 후보 추천을 위해 부사장급 이상 14명이 면접을 봤는데 벌써부터 황 회장과 가까운 2명의 사장과 1명의 부사장이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며 “후보 선정을 좀 더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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