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본 수출제한 조치 ‘경제보복’ 규정
정부, 일본 수출제한 조치 ‘경제보복’ 규정
  • 정세진
  • 승인 2019.07.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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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일본 비판 여론 업고 공세 수위 높여
사진= SK하이닉스
사진= SK하이닉스

정부가 지난 4일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를 '경제보복'으로 규정하면서 대내외 비판 여론을 업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개시한 것과 동시에 우리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일본의 수출 규제가 “명백한 경제 보복”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WTO 판단을 구하기 위한 내부 검토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검토가 끝나는 대로 제소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WTO 제소 결과가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국제법이나 국내법상 조치도 적극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홍 부총리는 덧붙였다.

청와대도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일본이 한국에 취한 보복적 성격의 수출규제 조치는 WTO 규범 등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이처럼 강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일 “WTO 제소를 비롯해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발언한 것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성 장관은 당시 "수출제한 조치는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일본이 경제 보복에 나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일본 정부가 수출 통제를 시작한 품목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요한 폴리이미드, 포토 리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에칭 가스) 등이다.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 이들 품목을 수출하려면 사용 목적이나 방법 등을 신고해야 하며 이후 최대 90일간의 심사를 거쳐 수출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이들 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가 절대적인 국내 업체들은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 하루가 지난 5일 현재 국내 IT업체들의 생산 차질은 없으며 공급주문도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들도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납품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안내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에서는 이번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내부 비판 여론 뿐 아니라 국제 사회의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국내 소비자들도 차례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지난 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서는 불매운동 대상 일본 기업 명단을 정리한 게시물이 '베스트 글'로 선정됐다. 또한 일본의 수출규제 소식을 다룬 언론 보도에는 “일본 여행도 가지 말자”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리고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국내외 상황이 향후 소송 제기에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양자협의' 방식을 빌어 일본 측에 명확한 근거를 대라며 압박하고 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산업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한만큼 일본과 대화를 통해 사태를 조기 수습하는 방안도 거론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지금까지 일본에 두 차례에 걸쳐 양자협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산업부 무역안보 및 수출통제 담당과에서는 수출제한 조치를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에 '만나자'는 요청을 보냈으며, 3일에도 수출제한과 관련해 의문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만남을 재차 요청했다.

그런가 하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4일 일본 수출제한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일본이 책임 있는 전략물자 국제수출통제의 당사국이라면, 한국이 이미 제안한 양자 협의에 조속히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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