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사업장 근로자들, “최저임금 동결”... 일자리가 우선
영세사업장 근로자들, “최저임금 동결”... 일자리가 우선
  • 이준성
  • 승인 2019.07.0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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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불안 시달릴 수록 소득보다 고용 안정이 먼저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들 중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상당수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려서는 안 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는 지난 4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최저임금, 국민에게 듣는다’라는 토론회를 열고 이와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만 19세 임금근로자 500명과 자영업자·소상공인·기업체 대표 300명 등이 전화면접 방식으로 설문에 응했다.

표본오차는 임금근로자의 경우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영업자는 95% 신뢰수준에 ±5.7%포인트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의 37%가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세 사업장에 재직 중인 근로자 절반 가까이 되는 44.4%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했다. 임시·일용직 근로자들 역시 41.1%가 최저임금 동결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는 사업체 규모가 작으면서 고용이 불안정한 근로자일수록 동결을 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10~5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경우 36.8%, 50~300인 미만 사업장은 34.6%,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은 33%가 동결을 원한 것과는 대조되는 현상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한창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최저임금위원회를 향한 ‘속도 조절’ 메시지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경제 전문가들은 저임금에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근로자일수록 임금소득 증가보다는 고용 안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로자들도 임금 인상보다 회사가 먼저 살아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조사 대상 범위를 고용시장 울타리 밖으로 넓혔다면 ‘동결’ 의견이 훨씬 더 많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8350원에 대해 임금근로자의 경우 ‘적당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자영업자 등은 ‘높다’는 응답이 많았다. 다만 눈에 띄는 대목은 근로자의 28%가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높다’고 답한 것이다. ‘적당하다’는 응답은 49%였다.

최저임금 인상폭에 대해서는 1~5% 미만이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5~10% 미만은 18%, 10% 이상은 13%였다. 전체 근로자의 68%가 내년 최저임금은 지금보다 5% 미만으로 올려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자영업자 61%는 ‘동결’을 희망했다.

홍장표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내년 최저임금은 일자리와 경제상황, 시장의 수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일부 근로자는 최저임금에 절실한 삶의 문제가 걸려 있고 소상공인의 경영상태는 악화되고 있다”며 “서로의 절실한 조건을 이해하고 최저임금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계를 대변하는 근로자위원들은 올해 시급 8350원보다 19.8% 오른 1만원(월 환산액 209만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경영계는 올해보다 4.2% 낮은 8000원을 제시하고 있어 논의 과정에서 큰 진통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는 지난 3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8, 9차 전원회의를 통해 노사 양측의 최초 제시안을 놓고 밤샘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10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날짜는 오는 9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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