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애경에 사죄·배상 거듭 촉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애경에 사죄·배상 거듭 촉구
  • 이준성
  • 승인 2019.07.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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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간 공식 사과 없어…정부도 처벌 소홀 책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이 애경산업에 사죄와 배상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5일 가습기 피해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애경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와 배상이 없다면 전국적인 제품불매 운동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게 된 것은 폐질환 사망 사건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진 지 8년이나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애경그룹의 공식 사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습기 피해자들은 "애경은 더구나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건강에 도움이 되는 물질이 들어있는 것처럼 허위 과장 광고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참사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지난 정부와 책임자 처벌에 소홀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규탄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어졌다.

가습기넷에서는 “살인 기업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피해자들 편에 서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비난했다. 

환경노출확인피해자연합에 따르면 지난 2011년을 전후해 가습기살균제 사고로 사망한 이들은 현재까지 1411명으로 파악된다. 

또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1000만명 중 피해신청을 한 사람은 6495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6년 옥시레킬벤키저, 롯데마트, 세퓨 등 일부 가해기업 임직원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졌을 당시 '가습기 메이트'를 만들어 판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은 원료물질인 CMIT/MIT의 인체 유해성이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조차 받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이 애경산업에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던 안용찬, 고광현 씨 등 전현직 대표이사 7명을 고발한 뒤에야 검찰 수사가 재개되면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이 문제에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는 게 가습기넷 등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공정위는 '인체 무해'를 넘어 건강에 도움이 되는 물질이 들어있는 것처럼 허위 과장광고를 한 애경과 SK케미칼에 대해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나 이를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6년 8월경 이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났을 때에도 공정위는 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심의절차 종료' 결정을 내리며 사실상 무혐의로 처리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뒤늦게 지난해 2월 애경산업과 SK케미칼 전직 대표 4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이마트를 포함한 업체 3곳에 과징금 1억3400만원을 부과했지만 역시 공소시효와 처분시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형사 처벌이나 별도의 행정절차가 취해지지 않았다.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은 "지금 애경이 숨기려 애쓰고 있는 참사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가습기 살균제 주성분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맞서고 있다.

2017년 8월과 2018년 10월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각각 등재된 대구가톨릭대 GLP센터 논문들을 비롯해, 애경 제품을 사용했던 쌍둥이 자매의 병증을 연구한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논문 등이 이들이 제시하는 증거이다. 

해외에서도 2012년 영국 의학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과 2013년 의학지 'Contact Dermatitis'에 실린 연구 결과와 2014년 영국 루이샴 병원 연구팀 논문 등에서 CMIT/MIT의 유해성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애경과 SK케미칼 등에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뒤늦게 과징금을 부과하고 고발 조치를 한 공정위 자료에서도 CMIT/MIT의 인체 유해성이 확인된 바 있다.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은 "애경은 피해자들을 기만하지 말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배상해야 한다“며 추후 강경 대응을 예고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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