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 처방 두고 약사회-의사협회 ‘신경전’
성분명 처방 두고 약사회-의사협회 ‘신경전’
  • 정세진
  • 승인 2019.07.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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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제네릭 관리방안 연구 수행자 공모가 발단

의약품의 성분명 처방을 두고 대한약사회와 대한의사협회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성분명 처방이란 의약품을 제품 이름 중심으로 처방하는 대시 약에 무슨 성분이 들어갔는지를 알 수 있게끔 의약품 성분을 표시해 처방하는 것을 말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네릭 의약품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연구자를 공모한 데서 비롯됐다.

대한의사협회는 식약처의 연구에 대해 “국제일반명(INN)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성분명 처방으로 이어질 것이 뻔한 INN 제도 도입은 국민의 건강과 의약품 안전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제일반명 제도에 따르면 복제약의 이름을 ‘제조사+성분명’으로 단일화하는 것이 원칙이다. INN제도를 도입할 경우 환자들은 자신이 무슨 성분이 들어간 약을 복용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대한의사협회가 반발하고 나서자 식약처는 곧 연구자 공모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식약처에서는 추후 세부 연구내용 등을 명확히 해 재공고를 내보낼 예정이어서 성분명 처방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사회의 입장은 국민 건강을 위해 INN 제도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대업 대한약사회 회장은 “국민이 먹는 것 중에서 유일하게 뭔지도 모르고 먹는 게 약”이라며 INN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제네릭 약마다 약효가 서로 달라서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약을 제공하려면 제품명으로 처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약사회와 대립각을 세웠다.

제네릭의 경우 생물학적 동등성만 인정되면 약효까지 동등할 것으로 판단하나, 오리지널약의 약효를 100으로 기준으로 했을때 80~125까지 생물학적으로 동등하다고 인정돼 효능이 100% 같을 수 없다고 의협에서는 주장한다.

이에 약사회는 환자를 배려한다면 제품 브랜드보다 성분표시 중심으로 처방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김대업 회장은 “성분명 처방이 일반화되면 처방독점권을 가진 의사를 대상으로 제약사들이 자행하는 리베이트를 근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자도 최소한 약의 성분과 효과 등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최근 한 언론사에 보도된 공중보건의와 제약사 여직원 사이의 성상납 리베이트 사건에 대한 문제제기가 올라왔다.

청원을 올린 이는 정부에 상품명이 아닌 성분명 처방만이 리베이트를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청원 글은 지난 9일 올라왔으며, 12일 오전까지 1461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약준모는 "공보의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공보닷컴'의 게시판에 공보의가 제약사 여직원과 술을 마신 후 성관계를 가졌으며, 이를 알값으로 표현하며 불법 리베이트 수수과정이 설명되고 있다"며 "이곳에서는 '몸 로비'를 포함한 불법 리베이트 내용을 공유하고 해당 여성의 사진까지 일부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비난하고 있다.

또한 지금처럼 특정 제약사 의약품을 지정해 처방하는 의사의 처방 행태가 결국은 리베이트를 묵인하는 것이라며 INN 제도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약준모의 주장이다.

약준모 관계자는 "특정 제약사의 의약품을 상품명으로 처방하는 현 제도를 성분명 처방으로 전환해 의약품을 처방함에 있어 오직 의사에게만 귀속돼 있는 약물 선택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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