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외주제작사 상대 ‘갑질’ 막는 가이드라인 나왔다
방송사, 외주제작사 상대 ‘갑질’ 막는 가이드라인 나왔다
  • 정세진
  • 승인 2019.07.1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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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전 서면계약 및 계약해지 30일 전 통지 등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7일 방송사업자와 외주제작사 간 투명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 거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은 방송사업자와 외주제작사 간 외주제작 거래 시 외주제작의 원칙, 계약의 구성 및 방식, 제작비 산정 및 지급, 저작권 및 수익배분, 상생을 위한 노력 등이다.

다만 가이드라인을 두고 방송사와 외주제작사의 요구를 모두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더구나 외주사 측에서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방통위원들은 촬영 전 서면계약 체결과 계약 해지일 30일 전 서면통지, 표준제작비 산정 기준 제시 등은 이번 가이드라인의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을 보면 계약의 구성, 방식과 관련해 촬영 시작 전에 서면 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촬영 전 구두계약, 불명확한 제작비 지급 시기 등의 관행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또 방송사와 외주사는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중대한 하자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 임의로 계약을 해지하지 않도록 했다. 계약 해지 시에는 원칙적으로 계약 해지일 30일 전에 서면으로 사유를 통지하도록 해 외주사와 외주사 스태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방통위는 “방송사가 방송프로그램 제작비 구성 요소 등을 고려해 매년 외주제작 프로그램 표준제작비 산정 기준을 마련하고 제작비 산정 시 외주사에 이를 제시함으로써 합리적인 제작비가 산정, 지급되도록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예상보다 제작 기간이 줄어들 경우에도 제작을 진행한 부분에 대해 제작비를 지급하도록 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는 제작비 미지급에 따라 외주사가 피해를 입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표준제작비 산정기준 제시는 전전년도 말 기준으로 방송사업 매출액이 800억원 이상, 외주제작비 지출액이 50억원 이상인 방송사에 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말 가이드라인 초안을 놓고 공청회를 열었을 때, 제작비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안이 영업의 자유 원칙을 훼손한다는 반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외주사가 방송사와의 협상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협회의 참여를 원했지만 현재 가이드라인엔 의견을 충분히 수용 못 한 측면이 있다. 향후 지속해서 보완해 나가고, 협의를 통해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방송사가 공정한 외주 거래 환경 조성과 외주제작 노동환경 개선 등을 위한 상생협의체를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방통위는 방송사에 가이드라인 이행 준비 기간을 주고 오는 11월부터 본격 시행한 후 지속해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점검해나갈 계획이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가이드라인에 모두가 만족할 수 없고 법적 효력이 없기에 향후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며 한계를 인정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지금의 제작 환경에서 촬영 전에 서면계약 체결을 의무화하거나 계약 해지 시 30일 전에 통지, 표준제작비 산정 등을 가이드라인에 담은 것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외주제작 의무편성'제도가 도입된 것은 지난 1991년의 일이다. 그 이후 외주제작 시장이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제작비 지급이나 저작권·수익의 자의적 배분 등 불합리한 관행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돼 왔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18년부터 학계·법조계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주제작 거래 가이드라인 연구반'이 토론회 등을 통해 마련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외주제작 거래환경과 상생의 방송프로그램 제작 환경이 조성되어 양질의 한류 방송콘텐츠 제작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또 방송제작에 종사하는 인력의 제작환경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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