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수소 국산화, 중기부 장관-SK 회장 ‘舌戰’
불화수소 국산화, 중기부 장관-SK 회장 ‘舌戰’
  • 정세진
  • 승인 2019.07.1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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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대기업, 중기 외면”, 최태원 “품질 문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왼쪽), 최태원 SK그룹 회장 (오른쪽)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불화수소 국산화 책임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박영선 중소벤쳐기업부 장관은 지난 18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20년 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줬으면 지금의 상황은 어떠했을까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는 앞서 “국내 중소기업이 불화수소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 품질에서 차이가 있다”는 최태원 회장의 발언을 정조준한 것이다. 오후 2시경 올린 해당 글에서 박 장관은 "대한상의 제주포럼 마치고 공항 가는 길에 '(대기업이 한국 중소기업 불화수소 안 쓴다?) 품질·순도 문제'라는 기사를 봤다"며 운을 뗐다.

그는 "첫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요?“라는 발언을 통해 SK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 상황은 이날 오전 제주 신라호텔에서 있었던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의 연장 선상으로 볼 수 있다.

박 장관은 이날 포럼에서 '축적의 시간과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강연 말미에 "국내 중소기업들을 만나 물어보니 불화수소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문제는 대기업이 안 사준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박 장관은 "일본과의 갈등 관계가 위기이지만 기회도 될 수 있다"며 "핵심 부품을 대기업에서 모두 만들 순 없다"고 말했다.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는 대표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로 지난 4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은 이에 불화수소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포럼에 동참한 최태원 회장은 강연이 끝난 뒤 박 장관의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 만들 수 있겠지만, 품질의 문제"라며 "반도체 역시 중국도 다 만들지만, 순도가 얼마인지, 또 공정마다 불화수소 분자 크기도 다른데 그게 어떤 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에 맞는 불화수소가 나와야 하지만 국내에서 그 정도 디테일은 못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산 불화수소 사용이 가능하다는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한 반박의 의미로 풀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박 장관은 그동안 "일본의 수출 규제를 소재·부품 산업이 독립할 수 있는 기회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8일 기자 간담회와 16일 취임 100일 메시지에서도 그는 '부품·소재 산업 독립 선언' 발언을 꺼낸 바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 10일 청와대-30대 기업 총수 간담회 때 '어려워도 중기 제품을 적극적으로 키웠어야 했다'는 기업인 발언이 나온 적이 있다“며 ”현장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본 장관이 희망을 느꼈는지 이후 식사 자리에서 비슷한 얘기를 몇 번 더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 장관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함께 힘을 합쳐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모든 것에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며 연마하면서 세계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기부는 연결의 힘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결자로서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장관은 대·중소기업이 함께 R&D 투자, 판로 확보에 나서 부품 소재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이전부터 부각시켜 왔다.

한편 SK그룹은 최 회장의 발언에 대해 “한국산 불화수소의 순도가 일본산보다 낮다는 기존 언론 보도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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