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 수출제한 대비 ‘친기업 정책’ 편다
정부, 日 수출제한 대비 ‘친기업 정책’ 편다
  • 정세진
  • 승인 2019.07.2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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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투자 촉진으로 핵심기술 탈일본 앞당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정부가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제한 조치에 대비하기 위한 친기업 정책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지난 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의 면담을 시작으로 기업과의 민간공조 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한 것.

또한 일본이 수출 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자동차와 화학 등 전 산업에 불똥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정부는 수출 규제로 영향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는 소재 혹은 부품을 국산이나 다른 수입선으로 대체할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부총리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확대에 약 1000여개 품목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 조치가 이뤄졌을 때 어떤 품목이 중점이 될지, 밀접한 품목은 어떤 것인지, 대응책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1차적인 대책은 다음주 안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상태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재정 확대를 비롯해 물론 행정절차 간소화, 세제와 금융지원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이 동원될 전망이다.

특히 기업을 규제하는 대신 주요 기업인들이 요청한 사항들을 정책에 반영한 부분이 눈에 띈다. 이는 대부분 청와대에서 최근 열린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나왔던 요청들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특례 확대 방침 공식화가 그 중 하나로, 정부는 국산화 속도를 내기 위해 실증테스트 등으로 연장근로가 불가피한 경우 특별연장근로를 인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특별연장근로는 천재지변이나 그에 준하는 재해·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수습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절차를 거쳐 1주일에 12시간 이상의 연장근로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만 그 대상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일본 수출규제 품목 관련 업체로 확인한 기업으로 한정된다. 즉, 고순도 불화수소 등에 대한 대체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할 경우 한시적으로 이를 인정하겠다는 것.

정부는 아울러 R&D 인력 등이 재량근로제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이달 말까지 관련 가이드라인도 제공하기로 했다. 재량근로제 적용 근로자는 실질적으로 주 52시간 근무를 엄격히 지킬 필요가 없다.

이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일 청와대 경제계 주요 인사 간담회에서 “제품 R&D를 진행하다 보면 한 프로젝트에 반년가량을 매달려야 한다”며 주52시간제 등 노동정책 유연화를 요청한 것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제품 개발을 위한 R&D 등 필요한 부분에 한해 화학물질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이는 신규 화학물질이 신속하게 출시될 수 있도록 소재 부품의 탈일본을 위한 행정적 절차를 줄여주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제도’ 도입을 의미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에칭가스 등 일본 의존도가 높은 화학물의 경우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에 묶여 현실적으로 조속한 국산화가 쉽지 않다며 이의를 제기해 왔다.

한편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안 및 2020년도 예산안에 소재·부품산업 지원 예산을 최대한 담겠다고도 밝혔다. 신속한 기술개발이 필요한 핵심 R&D 과제의 경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혜택도 주어질 예정이다.

예비타당성조사는 정부의 재정 지원이 포함되는 대규모 신규 사업에 대해 경제성, 재원 조달 방법 등을 검토해 사업성을 판단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 과정이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신속한 사업 집행에 지장을 준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고순도 불화수소 제조기술 등 핵심소재ㆍ부품ㆍ장비 관련 기술 관련 R&D 비용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존 법과 제도의 취지와 원칙을 유지하되, 우리 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특정 조건 하에서 임시ㆍ한시적 조치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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