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수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회의 자리에서 간부들에게 심한 욕설과 폭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 사장은 또 직무대리로서 권한을 넘어선 과도한 인사권을 휘두르고 있다고 주장하는 노조측으로부터 사퇴 압박도 받고 있다.
22일 KBS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정 사장 직무대행은 간부 5명을 불러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간부들에게 “사장이 이렇게 부탁하는 걸 경험해 봤습니까? 간이 처부었습니까?”라고 폭언을 했다. 욕설과 폭언은 10여분가 이어 졌다. 정 사장은 "회사 불 질러 버립니다. …(중략)… 어디서 이따위로 일을 XX! 대충하고 그래! 목을 걸고 한다고. 이런 XX!"이라고도 했다.
다른 공공기관과 통합을 앞두고, 비정규직이나 정년을 앞둔 직원의 고용 승계 문제 등 일 처리 과정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노조에 대한 반감도 드러냈다. 그는 “회사를 팔아먹는 것도 한두 번이지 X. 노조 XXX의 XX들 내가 팔아먹는다 하면 이 회사 없앨 거냐”며 참석한 간부들에게 모멸감을 줬다.
회의에 참석한 한 간부는 “한마디 대꾸를 못 해 아주 심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다른 간부는 "모멸감도 느끼고 억울하기도 하고, 잠도 안 오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격앙된 건 사실이다. 정식은 아니지만 사과했다”라며 '실무자 기강을 잡다 흥분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정 사장은 노조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부임하면서 6개월여 만에 실·처장과 팀장급 24명이 교체되고 전례 없는 특별승진이 시행되는 등 인사권을 남용했다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매일노동뉴스’가 최근 보도한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정 사장은 지난해 12월 부임하면서 행정직 직원에 대한 재택근무 발령이 잇따랐다.
출산휴가 후 복귀한 직원도 출근 4일 만에 재택근무 발령을 받았다. 본사 직원이 79명인데, 재택근무 발령을 받은 직원은 12명. 재택근무를 하면 임금의 일부만 받게 되기 때문에 노조는 재택근무 발령이 사실상 징계조치라는 입장이다.
그는 또 실·처장급 8명 중 7명을 교체하고 본사 팀장 14명을 대상으로 17번의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1급 부서장 자리에 3급 직원을 임명하거나 2급 팀장 직책에 3급 직원을 인사발령하는 방식이다.
노조는 최근 감사원에 정 사장 직무대리에 대한 공익감사를 요청하고, 지난 12일 경북 김천 건설관리공사 본사에서 '사장과 하수인 사퇴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