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건, SK케미칼·애경산업 등 전현직 임직원 34명 기소
가습기살균제 사건, SK케미칼·애경산업 등 전현직 임직원 34명 기소
  • 정세진
  • 승인 2019.07.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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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8월 청와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8월 청와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사진= 청와대

검찰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사건의 재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2부는 지난 23일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등의 전현직 임직원 3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습기살균제 제조·개발·판매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속 기소된 인원은 8명이며, 나머지 26명은 불구속 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SK케미칼 홍 전 대표 등 4명, 애경산업 안용찬(60) 전 대표 등 5명, 필러물산 김모(57) 전 대표 등 2명, 이마트 전직 임원 2명, GS리테일 전 팀장 1명, 퓨엔코 전직 임원 2명 등 총 1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긴 상태다.

이번 검찰 수사에서는 2016년 1차 수사 당시 혐의 대상에서 제외됐던 화학물질 CMIT와 엠아MIT) 원료로 하는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 여부 판단에 중점을 두었다.

검찰은 1994년 이 화학물질을 원료로 한 가습기살균제를 개발할 당시, SK케미칼(당시 ‘유공’)의 의뢰로 이뤄진 서울대 흡입 독성 시험 보고서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문제의 가습기살균제는 최초 개발 단계에서부터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CMIT와 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기업의 임직원들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원료물질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한 ‘가습기메이트’ 등을 구매한 사용자들이 유해한 원료물질로 인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었다며, 이들 기업의 전·현직 임직원 1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한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공급한 전직 SK케미칼 직원 4명도 이번에 함께 검찰에 기소됐다. 이들은 PHMG가 유독물 기준을 초과하는 화학물질임에도 독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채 인체 접촉 제품에 적용 가능한 화학물질이라고 밝혔다.

옥시와 홈플러스 등은 이 잘못된 설명을 듣고 가습기살균제에 해당 성분을 사용했으므로 SK케미칼 직원들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됐다.

SK케미칼 측은 PHMG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가습기 살균제 관련 실험을 진행한 사실 등이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PHMG를 원료로 사용한 옥시의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50명이 사망하고 228명이 상해를 입었으며,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살균제 때문에 14명이 사망하고 58명이 상해를 입은 것으로 검찰은 추산하고 있다.

이번 기소 대상에는 애경산업으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챙긴 뒤 환경부 국정감사 자료 등 내부정보를 제공한 환경부 서기관 최모씨도 포함됐다.

또 ’사회적 참사 특조위’ 소환 무마 등을 알선해주겠다며 애경산업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전 국회의원 보좌관 양모씨도 함께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들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주무 부처인 환경부 서기관이 내부 정보를 기업에 누설한 것에 대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조치가 이뤄진 것은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발생한 지 8년여만의 일이다. 2013년 첫 수사 대상에 이들이 포함되지 않았던 이유는, 당시 정부의 독성실험 결과에서 CMIT·MIT 원료물질과 피해의 인과관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검찰 수사는 CMIT·MIT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 역학조사 자료가 쌓이고,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재개됐다.

검찰은 “향후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공판을 전담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공판팀’을 구성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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