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수출 규제에 국제사회도 ‘비난’
日 정부 수출 규제에 국제사회도 ‘비난’
  • 정세진
  • 승인 2019.07.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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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부작용 우려…규제 철회 요구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와 ‘화이트 리스트’제외 등 경제보복 조치가 이어지면서 한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등에서는 글로벌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해 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주장이 점차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안이 양국의 과거사 문제와 연관된 것이다 보니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던 이전의 태도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일본, 한국에서 물러서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연구원 칼럼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제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자문위원을 지낸 클로드 바필드 연구원이 작성한 이 칼럼에서는 "과거사와 관련해 어느 편을 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위험하고 파괴적인 보복을 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바필드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전 세계 전자업계의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으며, 특히 5G 이동통신 산업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보안 이슈 등을 들어 화웨이를 끊임없이 견제하고 있으며, 화웨이가 5G 영향권에 드는 것을 막아오던 중이었다. 그런데 5G 상용화의 선두에 선 삼성전자가 일본의 견제로 곤란한 상황에 처하자, 자칫 화웨이가 이를 틈타 5G 시장 선두를 노릴 수 있다는 것.

바필드는 “세계무역기구(WTO) 논의 등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설득해서 수출 규제를 철회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3일(현지시간) 반도체산업협회(SIA),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등 미국의 6개 전자업계 단체도 한일 양국 통상당국에 서한을 보내 조속한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애플과 구글 등 미국의 전자 및 IT업계를 아우르는 이들은 서한에서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해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정책 변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서한에는 SIA와 SEMI 외에 국제컴퓨터공업협회(TIA),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정보기술산업협회(ITI) 등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들을 회원사로 둔 6개 단체가 공동 서명했다.

또한 이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공급망 혼선과 출하 지연을 유발하고 궁극적으로는 국내 및 국외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모든 나라들은 수출 규제 정책 변경 시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예측 가능하도록 다자간 접근 방식을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지적했다.

6개 단체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국 반도체 업계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경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업계들이 연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한의 수신인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이다.

유명희 본부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업계도 일본 조치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일본은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원상회복하고 한국을 수툴통제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개정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IHS마킷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는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IT시장 수요 부진 등에 시달리는 아시아 수출기업들에 또 다른 악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지브 비스워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사태는 '연쇄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한국에서 수입하는 부품에 의존하는 미국과 중국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반도체 생산라인 차질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서버와 스마트폰, PC, 가전제품에까지 영향을 미쳐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서구권 언론들도 이런 비판에 가세해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한국을 상대로 한 아베 신조의 가망 없는 무역전쟁'이라는 사설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철회를 촉구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산하 싱크탱크인 EIU를 통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일 양국의 경제가 긴밀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일본의 조치는 '상호확증파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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