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대출 억제정책을 지속하면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총액이 감소 추세를 기록했다. 29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ABS 발행총액이 21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2조600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ABS 발행총액은 2017년 상반기 31조1000억원에서 2018년 상반기 24조1000억원으로 감소한데 이어 올해도 줄어들고 있다. 이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MBS(주택저당증권)과 일반기업의 단말기할부대금채권 ABS 발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전체 ABS 발행액 중 절반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MBS(주택저당증권)는 올해 상반기에 총 10조4000억원 규모가 발행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3%(1조6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MBS는 주택저당채권을 기초로 발행하는 ABS 종류 중 하나를 가리키는 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MBS 감소 현상에 대해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으로 2017년 이후 보금자리론 및 적격대출이 감소했고, 따라서 이를 기초로 한 MBS 발행 감소세도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법인과 일반기업의 ABS 발행은 감소한 반면, 금융회사는 증가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금융회사는 올해 상반기에 부실채권(NPL)과 할부금융채권 등을 기초로 7조2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했다.
할부금융채권에는 카드채권을 비롯해 자동차할부채권, 리스채권 등이 포함된다. 이는 같은 기간 33.3%(1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ABS 주요 발행 주체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기록했다.
증가 요인은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이 할부금융채권을 기초로 84%(2조1000억원) 증가한 4조6000억원 규모를 발행한 데 따른 것이다.
카드사의 경우 ABS가 조달비용 감축 등을 위한 자금조달수단 다변화 수단으로 회사채 발행규모를 줄이고 ABS 발행 규모를 늘렸기 때문에 발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기업의 경우 단말기 할부대금채권,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을 기초로 한 ABS 3조9000억원 규모를 발행해 같은 기간보다 41.8%(2조8000억원)로 크게 축소됐다.
통신사의 단말기할부대금채권 ABS 발행이 지난해 상반기 4조4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3조3000억원으로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항공사들이 발행하는 항공운임채권 ABS 미발행 등도 발행 감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금감원 관계자는 전했다.
유동화 자산별로 보면 대출채권 기초 ABS는 18.5%(2조7000억원) 감소한 11조9000억원을 발행했다. 매출채권에 기반한 ABS는 전년대비 1000억원 증가한 8조4000억원이 발행돼 소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런가 하면 중소기업 회사채를 기초로 한 P-CBO(채권담보부증권)는 1000억원이 감소한 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