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출고 가격 인하에 도매상들 ‘부글부글’
오비맥주, 출고 가격 인하에 도매상들 ‘부글부글’
  • 김민지
  • 승인 2019.07.30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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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성수기 재고 떠넘기려는 꼼수” 비난
오비맥주의 '카스'/ 사진= 오비맥주
오비맥주의 '카스'/ 사진= 오비맥주

오비맥주가 맥주 출고 가격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도매업계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23일 카스와 필굿 등 주요 제품 출고가를 다음 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맥주 성수기인 7~8월에 생산업체가 가격을 할인해 주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오비맥주는 한 달여간 가장 많이 팔리는 카스 500mL 병맥주를 1203원에서 1147원으로, 생맥주 20L 케그통은 3만3443원에서 2만8230원으로 15%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도매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잘 팔리자 여름 성수기에 재고를 떠넘기려는 오비맥주의 꼼수”라며 비난하고 있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지난 2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오비맥주의 도매상 PC 접속과 자료 요청 거부, 빈 병 반납 거부 등을 결의했다.

도매상들이 오비맥주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된 계기는 또 있다. 오비맥주는 올 들어 카스 가격을 여러 차례에 걸쳐 조정했다. 4월 가격 인상과 이달 가격 인하 외에도 지난 6월 말에는 국세청이 예고한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을 앞두고도 할인 가격을 적용했다.

6월 가격할인 때 한 음식점 사장은 “오비맥주가 최근 수년 동안 안 하던 가격할인(리베이트 적용)을 지난달에 했다. 짝(한 박스)당 5000원을 할인해줘 100짝을 들여놓았다. 테라도 짝당 5000원 할인해 50짝을 들여놓았다”며 “하루 네짝씩 파는데, 지금도 창고에 맥주가 쌓여 있다”고 말했다.

불과 4개월 동안 인상과 한시 인하, 원상 복구 후 한시 인하 등을 반복한 셈이다. 지난 4월 오비맥주가 가격을 올린 이유는 종량세 발표를 앞두고 인하 요인이 생길 것을 대비해 미리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당시 오비맥주가 가격을 인상했다가 종량세 시행 후에는 인하해 이른바 ‘생색’을 내려는 전략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반면 이번 가격 한시 인하는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데 원인이 있다.

맥주시장의 약 60%를 장악하고 있는 오비맥주이지만 지난 3월 나온 테라가 100일 만에 1억 병 이상 팔리는 등 인기를 얻자 견제에 나섰다는 것. 도매상들은 오비맥주의 오락가락하는 가격 정책으로 인해 이미 두 차례나 사재기를 하는 등 많은 지출을 한 상태다.

한 주류 도매상은 “올 들어서만 여러 번 가격이 바뀌어 혼란스럽고, 카스 재고는 넘쳐난다”며 “테라를 찾는 소비자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측은 가격인하 조치에 대해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도매업계에서는 이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주류 도매사 입장에선 출고가가 높아야 그에 따른 마진을 더 붙일 수 있기 때문에 출고가 인하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가격 변동에 따른 사재기는 도매사의 선택이며 오비맥주가 강요한 적은 없다”고 언급했다.

유승재 주류도매업중앙회 국장은 “4월 출고가 인상, 7월 국세청 고시 시행을 앞두고 ‘밀어내기’를 한 것에 대해서도 항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류도매상들은 현재 오비맥주에 “카스 재고가 넘쳐나니 기존 가격대로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결국 이번 가격인하는 카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틈을 타서 테라가 치고 올라오는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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