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새우깡 원료 미국산 교체 방침 철회
농심, 새우깡 원료 미국산 교체 방침 철회
  • 김민지
  • 승인 2019.07.3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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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물량·품질 보증 전제 등 갈등 요소는 남아
농심 새우깡
농심 새우깡

농심이 48년 동안 새우깡의 주원료로 사용해 온 군산 꽃새우를 미국산으로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했다. 그러나 구매 물량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데다 품질 보증을 전제 조건으로 달아 어민들과의 갈등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전라북도와 군산시 관계자는 지난 30일 농심 본사를 방문해 군산 꽃새우 재구매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시측은 꽃새우의 품질을 보증하겠으니 다시 구매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농심은 이를 조건으로 꽃새우 재구매를 약속했다.

그러나 향후 품질 문제가 재발할 경우 군산 꽃새우 구매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완전 구매 재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품질 보증'에 대해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가 병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이다.

농심측에서 일방적으로 “품질이 떨어졌다”고 짱하더라도 군산시에서는 이를 반박할 근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구매량 또한 예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등의 구체적 협의안이 도출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의 이번 꽃새우 구매 재개는 방침만 결정했을 뿐 실무 차원에서 진행된 것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품질 문제에서 시작된 사안이 지역 상생과도 연관된 문제로 확대된 부분도 있어 추후 품질 문제가 재발할 경우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농심은 새우깡의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군산 꽃새우 전체 생산량의 70%에 달하는 연간 300~400톤 가량의 새우를 구매해 왔다. 그러나 최근 군산 꽃새우에서 폐플라스틱 등 이물질이 발견되는 경우가 잦아지자 농심측은 점차 군산 꽃새우 사용량을 줄여나갔다.

지난 3년 간 농심은 국산과 미국산 새우를 각각 절반씩 사용해 왔는데, 지난주에는 국내산 꽃새우 수매를 중단하고 미국산으로 전량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군산 어민들과 지방자치단체는 이에 지난 29~30일 농심을 규탄하는 집단행동에 들어가는 등 파문이 확산됐다.

군산시의회도 가세해 지난 30일 "농심이 서해 환경오염을 핑계로 꽃새우 구매선을 변경해 지역 어민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산을 지역구로 둔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도 농심과 군산시 간 갈등 중재에 나섰다. 농심측은 이에 “원가 절감과는 무관하며 품질 개선을 위한 결정”이라고 해명했으나, 결국 품질 보증을 전제조건으로 재구매를 결정하게 된 것.

농심 관계자는 "품질 보증만 제대로 된다면 군산 꽃새우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군산 꽃새우를 둘러싼 갈등은 어제 협의로 일단 일단락된 것으로 보고 추후 상황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서해가 오염돼 꽃새우를 납품받지 않기로 했다는 것은 오해”라며 “논란을 야기해 서해 어민들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농심이 원료 이용 중단을 결정한 여파로 인해 1상자(14~15㎏)에 9만원을 넘었던 군산 꽃새우 가격은 최근 위판가격이 2만 7000원까지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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