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모든 신약 개발 실패 아냐“
신라젠 "모든 신약 개발 실패 아냐“
  • 정세진
  • 승인 2019.08.0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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펙사벡 임상 3상 중단 관련 입장 발표
신라젠 문은상 대표 (사진 = 신라젠 홈페이지)

신라젠이 지난 4일 간암을 대상으로 한 신약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 개발을 접기로 한 것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임상 3상 중단 이유에 대해 “미국의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의 임상 ‘중단 권고’를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MC는 진행 단계의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안전과 약물 효능 데이터를 모니터링 하는 전문가 그룹을 말한다. DMC는 생물 통계학자 1명을 포함한 3명에서 7명의 임상 전문가로 구성돼 있으며, 신라젠 무용성 평가에는 임상관련 유럽 의사 3명과 통계학자 1명 등 4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 관계자들은 임상시험은 그 과정 자체가 길다 보니 중간 점검의 차원에서 임상 3상 단계에 DMC가 필수적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회사와 실제 임상을 수행하는 임상위탁업체(CRO)등이 협의해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신라젠은 미 식품의약국(FDA)과 임상 설계 과정에서 이미 임상 3상 과정에서 DMC 무용성평가를 받기로 했다. 만약 이번에 무용성 평가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FDA에서 신약 승인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신라젠은 이번 임상을 펙사벡과 다국적 제약회사 바이엘의 간암치료제 ‘넥사바’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넥사바 단독으로 치료할 때의 효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임상 3상은 뉴질랜드와 미국, 한국 등에서 차출된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계획됐었다. 

그러나 신라젠측은 “간암 1차치료제로 펙사벡과 표적치료제인 넥사바와의 순차 투여가 넥사바 단독 대비 생존기간의 향상을 가져오지는 못했다”며 “동물실험 결과와 달리 펙사벡 투여 후 넥사바를 투여하는 것이 간암 환자에서는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해 약의 효능이 입증되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임상 3상 중단으로 인해 항암제 신약개발 기대감에 부풀었던 신라젠은 시장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 2016년 적자상태에서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상장, 연초까지 5조원 넘는 시총 2위 회사라는 지위를 잃게 된 것이다. 지난 2일 하루만에 코스닥 시장에서 증발한 신라젠 시총은 약 1조원에 이른다. 

신라젠 관계자는 “나머지 신약 개발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했으나 나머지 신약들 역시 펙사벡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 부정적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임상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권혁산 상무는 “이번에 조기 종료된 임상은 진행하고 있는 임상 중의 하나일 뿐”이라며 “펙사벡은 무용한 약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문은상 대표는 무용성 평가를 회사에서 미리 알고도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임상이 진행하면 회사는 전혀 관여하지 못한다”며 “회사가 관여하려는 것이 발각되는 순간 데이터가 무효화된다”며 반박했다. 문 대표는 “DMC에서 왜 중단 권고가 나온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며 당혹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무용성 평가 발표 전 신현필 신라젠 전무가 개인 보유 주식 16만7777주를 4회에 걸쳐 매각한 것에 대해서는 “개인의 일탈 행위로 보고 있다”며 “권고사직을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신라젠은 추후 펙스벡과 면역항암제 병용투여, 펙사벡 실전요법 등의 임상 진행에 나설 계획이다. 임상 대상은 간암 외에도 신장암, 대장암, 유방암 등이 포함됐다고 신라젠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K바이오 시장은 최근 들어 글로벌 임상 3상의 벽을 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6월말 바이오벤처 에이치엘비는 말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실패를 알렸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역시 ‘성분 은폐’ 논란에 휩싸여 미 식품의약국의 임상 3상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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