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 파업 멈춰 세운 한·일 갈등, 현기차 노조, 파업 유보
8년 연속 파업 멈춰 세운 한·일 갈등, 현기차 노조, 파업 유보
  • 이준성
  • 승인 2019.08.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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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 위긴데...” 비난 여론 의식, 강경투쟁 접고 교섭 재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노조가 파업 결정을 유보하고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 2012년 이후 8년 연속 파업 사태는 잠정적이나마 멈추게 됐다.

현대기아차 노조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일 간 갈등으로 국내 경제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판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말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집중 휴가에서 복귀한 후 바로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13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이하 쟁대위)를 열고 14일부터 20일까지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19일부터 공휴일과 주말 특근은 거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 반도체 첨단소재 수출제한 등 일본의 경제보복 등으로 양국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노조 내부에서도 국내 산업의 위기상황을 의식해 파업은 때가 아니라는 논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노사갈등으로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공급차질을 빚으면서 무더기 계약 취소 사태로 인한 비난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팰리세이드의 구매 계약을 했다가 중도 포기한 소비자가 2만명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2일, 긴급성명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경제도발을 규탄하나 합법적이고 정당한 투쟁까지 제한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과거 시간만 질질 끌어 파업을 유도하는 구태의연한 협상방식에서 벗어나 사측이 노조의 핵심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한다면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조속히 타결할 것’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노조는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 이후 20일 열리는 쟁대위 2차 회의에서 다음 일정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 또한 지난 12일 쟁대위를 열고 사측과의 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2주간 사측과의 추가교섭 이후 26일 쟁대위를 열어 파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당초 여름휴가가 끝나고 열리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이하 쟁대위)에서 노조의 파업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을 통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데다 정년연장, 기본급 12만원 이상 인상, 지난해 당기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에 대해 사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노사간의 입장차를 줄이지 못했다. 지난달 진행된 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에서도 전체 조합원의 70.5까%가 ‘찬성’으로 파업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편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등 자동차 업계 이른바 강성노조의 파업예고에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일본산 불매운동으로 국산차 수요가 증가하는 등 국내 자동차 업계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실제 일본차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7.2%, 전월 대비 32.3%나 감소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전면파업은 수입차 시장의 20%에 달하는 일본차의 수요를 흡수해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호기를 외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파업에 대한 국민 비판여론, 자동차 시장의 실적개선 조짐 등을 의식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노조는 파업을 자제하고 사측은 전향적으로 협상해 해결책을 찾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의 파업 유보에 따라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노조도 고민에 빠지게 됐다. 한국지엠 노조는 14일부터 본격적인 파업 수순에 들어가고 르노삼성차도 조만간 임단협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20여 차례의 교섭을 가졌으나 핵심쟁점인 통상임금, 정년연장 등에서 의견차가 크고 사측이 경영난을 이유로 노조의 일괄제시안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선 자동차 노조가 사측과의 형식적 추가교섭을 거친 뒤 결국 파업에 나갈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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