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이사장, 日 전범기업 투자 가이드라인 마련... “법으로 막아선 안돼”
김성주 이사장, 日 전범기업 투자 가이드라인 마련... “법으로 막아선 안돼”
  • 정세진
  • 승인 2019.08.1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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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 대응 자제해야” 신중론, 투자 배제 시 “한국이 더 손해” 분석도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진=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진=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국민연금공단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에 대한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과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맞물리면서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에 대해 국회를 중심으로 ‘투자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국민연금 김성주 이사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 중이며 현재 책임투자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고 있다”며 “다만 전범기업에 대한 정의를 먼저 내리기 위해서는 국제법상 통용되는 전범기업에 대한 정의를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그러면서도 투자 재검토가 법으로 투자 자체를 막자는 취지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다음달 위원회를 열고 책임투자 대상 자산군, 책임투자 전략, 책임투자 원칙 등을 마련하기 위한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및 가이드라인을 논의·의결할 예정이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앞서 지난 7일 ‘국민연금 전범기업 투자제한법(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강제동원을 통해 생명, 신체, 재산상 피해를 입힌 후 공식사과와 피해배상을 하지 않은 일본기업이나 가습기살균제 피해 등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기업에 대해 투자를 제한하는 것이 주요골자.

김 의원은 “국민이 납부하는 국민연금기금으로 일본의 전범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사회책임투자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전범기업은 물론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에 대한 투자원칙을 제대로 세울 수 있도록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양국간 갈등이 심화된 시점에서 국민연금의 전범기업 투자 제한 등의 조치가 현실화되면 한일 관계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대 일본 전범기업 투자가 제한될 경우, 일본 공적연금(GPIF)의 한국기업 투자 배제로 이어져 우리나라의 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공개한 ‘국민연금의 일본 증시 투자와 日 공적연금 국내 증시 투자 내역’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일본 주식시장 투자 규모는 2018년 기준 7조4000억원으로 시가 총액 3857조원 대비 국민연금의 투자 비중은 0.19%이다.

국민연금의 전체 해외주식 투자 중 일본의 비중은 6.6%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일본 기업은 도요타 자동차로 3604억원이다.

이 중 투자한 일본기업 중 전범기업의 투자내역을 보면, 2014년 7600억원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6년 1조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 1조 23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범기업으로 분류되는 75개 일본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한국인 강제 징용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거부하고 있는 미쓰비시중공업 등 미쓰비시 계열사에 총 875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의 공적연금은 한국 주식시장에 6조2000억원을 투자해 시가 총액 1344조원 대비 0.46%를 차지하고 있다. 공적연금이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1조 7000억원에 달한다. 일본이 삼성전자에 투자한 금액이 지난해 국민연금의 전범기업 투자액보다 4700억원 크다.

국민연금 김성주 이사장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감정적 대응은 배제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장기투자자로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

김 이사장은 “모든 투자의 확대와 축소, 투자의 시작과 중단은 철저히 기금의 운용목적에 따라 판단해야 하므로 법으로 투자를 제한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를 책임투자의 원칙 아래 검토할 필요는 분명이 있지만 그것이 바로 투자배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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