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6개월째 경기부진”... 수요위축 11월까지 ‘마이너스 물가’
KDI, “6개월째 경기부진”... 수요위축 11월까지 ‘마이너스 물가’
  • 김민지
  • 승인 2019.09.0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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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판매 감소, 수출부진, 소비자 심리 위축 등이 저물가의 원인
“공급요인” 때문이라는 기재부와 한국은행 진단과 배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마이너스를 기록한 물가상황과 관련해 수요위축을 원인으로 제시하며 적어도 올 11월까지 저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KDI는 지난 8일 'KDI 경제 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3월까지는 경기둔화,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경기부진”이라고 분석하면서 “최근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가 보고서를 통해 수요 위축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8월 소비자물가가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 -0.04%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소매 판매 감소와 소비자 심리지수 하락, 대외적인 수출 부진을 주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KDI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같은 달 대비 0.3% 감소했다. 가전제품 판매액이 18.2% 하락한가운데 내구재가 전반적으로 3.4%의 감소했다. 의복과 준내구재도 각각 2.6%, 0.4% 감소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 대비 3.4포인트 하락한 92.5를 기록했고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KDI는 “이미 지난 7월부터 소매판매액이 감소하는 등 저물가의 조짐을 보였다”며 그 원인에 대해서는 “경기부진으로 인한 수요위축에 공급 측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저물가 사태의 원인이 수요가 아니라 공급요인에 있다고 발표한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지난 3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마이너스 물가지수와 관련해 “농·축·수산물 작황이 좋아 가격이 하락하고, 유류세가 인하되는 등 공급요인이 소비자 물가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일시적 요인으로 인한 물가 급락으로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KDI는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일시적 가격변동의 영향이 큰 항목을 제외한 8월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 달과 비슷한 0.8%를 기록해 올해 말 이후 물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부진과 수요위축이 발생하고는 있으나 정부의 분석대로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유류세 인하 조치 효과 등 공급측 요인이 상쇄되면 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수출과 투자에서도 부진은 계속됐다. 지난 달 수출은 전월보다 감소한 -13.6%로 반도체 -30.7%, 석유화학 -19.2%, 석유제품 -14.1% 등 주요 수출품목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KDI는 대외 수출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수출이 수입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상품수지 흑자 폭도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7월 설비투자 증가율은 -4.7%로 전월 -9.0%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지만 특수산업용기계 부문 설비투자 증가율이 -16.2%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산업 부문에서 부진이 지속됐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자본재 수입액은 지난 달 8.8% 감소했고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은 전월보다 확대된 -34.9%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도 7월 기준으로 발전·통신, 도로·교량 등 토목 부문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건설수주는 -23.3%로 크게 감소했다. 주택인허가 -52.7%, 주택착공 -8.7%로 모두 감소해 주거용 건축도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수요위축이 바로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소득을 늘리면 수요를 증가되고 이를 통해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으로 재정지출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경제심리와 내수경기가 계속 침체되고 있다”고 우려하며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둔화의 흐름 속에서 수요위축과 수출부진이라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이 아닌 성장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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