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 9일부터 전면 파업... 22년만
한국GM 노조, 9일부터 전면 파업... 22년만
  • 이준성
  • 승인 2019.09.0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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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1만대 감소 등 생산 차칠 우려
사측, 적자 상태에서 임금인상, 성과급 지급 불가

 

한국GM 노조가 9일부터 11일까지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 이는 1997년 대우자동차 이후 22년만이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된 후 처음 실시하는 전면 파업이다. 노조는 전면 파업 기간 동안 공장의 출입구를 봉쇄하고 현장을 순찰하는 등, 조합원의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진행한 잔업과 특근 거부도 계속할 예정이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8년 만에 분규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는 등 국내 자동차 노조가 악화된 경제상황을 고려해 쟁의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GM만 전면 파업을 강행하면서 노사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2만 3526원 인상, 통상임금의 250%인 성과금 1023만원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지난해 축소된 복리후생 복구 등을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8차례에 걸친 교섭에서 경영난을 이유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사측은 임금동결 성과급과 사기진작 격려금 지급 불가, 2022년 이후 부평공장 폐쇄 등 노측의 요구안 전부에 대해 수용불가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관계자는 “지난해 본사와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는데 임금 인상, 성과급 지급으로 경영난이 악화된다면 본사는 물론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도 최근 대형 SUV 트래버스 출시 행사에 참석해 “지난해 노사가 약속한 사항을 노조가 지켜야 한다”고 말하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해 한국GM 노사는 향후 회사 수익에 따라 임금 인상을 결정하고 인상하더라도 전년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넘지 않는다는데 합의한 바 있다. 2014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한국GM의 누적적자는 4조 4518억원으로 지난해에만 8594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생산규모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3년 78만2721대였던 생산량이 지난해 44만4816대로 43%이상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9~11일 전면 파업으로 한국GM이 1만대 이상의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올해 1~7월 한국GM 부평과 군산공장 총 생산량의 4%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생산량이 급감한 한국GM이 노사 갈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든다면 결국 경쟁력 저하와 생산절벽의 위기가 가시화 될 것”이라 분석했다.

한편 한국GM 노조는 지난 6일, 3일간의 전면파업을 선언하면서 “이번 사태의 책임은 모두 회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전면 파업 등 사측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 단순히 임금인상 때문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GM본사가 노사 갈등을 한국 철수를 위한 명분으로 삼고 있을 뿐 정작 경영 정상화를 위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GM의 한국 철수를 막기 위해 산업은행을 통해 8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GM본사는 10년 이상 한국 잔류, 신차 2종 생산 등 국내에서의 생산과 고용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사측이 연구개발 인력 3000명을 분리한 별도 법인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설립계획을 발표하자 당시 노조는 이를 ‘연구개발 기능을 분리해 생산공장을 축소·폐쇄할 의도“라면서 “한국 철수를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카허 카젬 사장은 올해 단체교섭에서 노동유연성을 강조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파업을 앞두고 GM 본사는 “한국GM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파업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경고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줄리언 블리셋 미국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GM의 파업이 계속돼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해외로 물량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발언이 GM 본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GM본사는 지난해 11월부터 구조조정을 시작해 북미공장 5곳, 해외공장 2곳을 폐쇄하고 전 세계 직원 1만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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