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소득주도성장보다 단기부양책이 효과적”
폴 크루그먼, “소득주도성장보다 단기부양책이 효과적”
  • 김민지
  • 승인 2019.09.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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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야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과감하고 즉각적인 조치 필요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뉴욕시립대 교수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뉴욕시립대 교수

‘2019 KSP 성과공유 컨퍼런스’에 참석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즉각적인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9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불확실성을 넘어 지식공유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2019년 KSP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KSP 즉,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nowledge Sharing Program)이란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해 협력국의 발전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이 날 컨퍼런스는 사업 15주년을 기념해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출입은행,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 주최했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루그먼 교수는 이 날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가계의 소비지출을 늘어나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영향은 크지 않다”며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시기에는 정부가 공공지출 등 재정을 확대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과거 일본처럼 장기간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을 위한 과감하고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기조연설 후 이어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대담에서도 “디플레이션의 조짐이 있을 때에는 신중함이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며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같이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보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크루그먼 교수는 이 날 컨퍼런스에서 “오늘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래 없는 보호무역주의가 나타나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현재 미국은 중국을 비롯해 인도, 한국과도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중 무역 분쟁 심화가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반에 경제위기를 촉발한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그 동안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며 경기불안을 막아왔다”고 분석하며 ”중국 경제는 투자, 소비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균형을 가지고 있는 경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무역 분쟁이 불균형을 가진 중국 경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영국의 브렉시트 등으로 인해 유럽경제도 경기불황이 시작되고 있어 세계 경제에 잠복해 있는 위험요인이 어디서든 발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은 무역 분쟁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서 최대한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교역국인 미국, 중국와의 무역을 지속하는 한편 제3자인 유럽연합(EU)과의 교역량을 증대시켜 글로벌 공급망의 일원으로 계속해서 남아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경제성장 엔진이 둔화되고 있는 한국경제가 직면한 위기 요인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유럽 경제가 200년에 걸쳐 이룬 것을 60년 만에 압축적으로 재현했지만 최근엔 생산성이 정체되고 있다”며 “특히 2010년 이후 한국의 총요소생산성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요소생산성은 잠재성장률의 구성요소로 노동, 자본 등 가시적인 생산요소가 아닌 지식, 기술, 혁신 등의 생산성을 의미한다. 그는 과거에는 전 세계 공급망이 통합되면서 국가간 지식과 기술이전이 자연스럽게 이뤄졌지만 최근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면서 이 같은 지식, 기술이전이 둔화됐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지식이전 등 에 대한 정책적인 공공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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