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기술유출 혐의 압수수색
경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기술유출 혐의 압수수색
  • 이준성
  • 승인 2019.09.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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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지난 4월부터 기술·인력 유출, 특허침해 혐의 소송전
양사 CEO 회동 하루 만에 입장문 발표하는 등 여론전 심화

경찰이 LG화학과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 유출 혐의’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양 사가 소송전이 시작된 이후 국내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서울 종로구 SK이노베이션 본사를 비롯 ‘영업비밀 유출 혐의’와 관련된 대전 대덕기술원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지난 5월 LG화학은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SK이노베이션과 인사 담당 직원 등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이에 앞서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전 직원 5명에 대해서는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고소한데 따른 조치로 혐의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분석해 향후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경찰의 압수수색이 있던 17일 양사가 서로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압수수색에 앞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경력사원 채용과정에서 LG화학 출신자를 채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적 접촉을 통한 빼오기 채용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LG화학 출신자 중 10%만 채용했고 이들 모두 자발적 지원을 통해 입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30일, LG화학이 사전통지와 양해도 없이 새벽에 기습적으로 소송사실을 발표하는 등 여론전을 하고 있다”며 “한국의 배터리 산업을 위해 협력해야할 시기인 만큼 우리는 지금까지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앞으로도 대화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면서 기술·인력 유출 논란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같은 대기업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양사가 소송을 시작한 이후 SK이노베이션이 공식적으로 LG화학을 언급하며 유감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도 같은 날 이례적으로 경찰의 압수수색 안내문까지 공개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이력서 양식 자체가 지원자가 참여한 프로젝트명은 물론 참여인원, 리더명, 성취도 등 프로젝트 정보를 상세히 작성하도록 돼 있다”며 “면접과정에서는 LG화학의 세부적인 기술내용이 기재된 자료를 제출하고 발표하도록 했다”도 주장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선도업체의 영업비밀을 활용해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벌이는 등 공정시장의 근간을 훼손했다”며 “경찰이 이미 상당한 증거를 확보해 검찰과 법원도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17일 경찰 압수수색에 이어 양사가 서로를 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국제소송전에 이어 여론전으로 까지 양사 간 갈등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더욱이 이는 양사 최고경영자가 문제해결을 위해 전격 회동한지 하루 만에 일어난 것으로 향후 소송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만나 양사의 분쟁 이후 처음으로 대화를 통해 접점을 모색했지만 각자 입장을 전달하는데 그쳤다. 이 날 회동은 주무부처인 산업통산자원부가 물밑으로 적극적인 권유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영업비밀 유출 혐의와 관련해 국내 수사기관에 SK이노베이션 등을 고소한 사실은 이 날 처음 알려졌다. 현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영업비밀 유출 혐의를 두고 국제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LG화학은 배터리 제조 인력 76명의 유출에 따른 영업비밀 탈취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이후 6월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명예훼손 손해배상 및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지난 3일에는 미국 ICT와 연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미국 ITC는 LG화학의 제소 안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데 이어 SK이노베이션이 낸 특허침해에 대해서도 이달 내로 조사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특허침해 소송에 대응해 맞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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