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총재, “올해 경제성장률 2.2% 달성 어려워”
이주열 한은총재, “올해 경제성장률 2.2% 달성 어려워”
  • 정준호
  • 승인 2019.09.3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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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침체, 실물경제 둔화 등 하방리스크 커져

지난달 마이너스 물가에 대해 “기저효과 탓, 디플레이션 아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했던 2.2%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세계적인 경기부진으로 인해 국내 실물경제의 둔화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시장의 반등이 지연되면서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마이너스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총재는 지난 27일 인천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기자단 워크숍을 열고 최근 한국의 경기부진과 디플레이션 우려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1월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며 “그때까지 봐야 하지만 경제성장률 전망치 2.2%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7월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하향조정했는데, 11월에 발표되는 수정 전망치에서는 이를 더 낮춰 잡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경제성장률 둔화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해 “반도체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일부 국제적인 전문기관의 전망을 보면 내년에는 반도체 산업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반도체 경기가 회복단계로 진입하는데 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지정학적 리스크등에 따라 글로벌 경기 흐름이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그 영향으로 국내 실물경제도 둔화세를 지속되고 있다”면서 “지난 7월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내 놓은 이후 두 달간의 흐름을 종합하면 하방 리스크가 좀 더 크지 않나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다는 것은 한은에게 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통화정책과 관련해 이 총재는 “기존의 완화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완화의 정도를 조정할 것이냐, 조정한다면 언제 할 것이냐 하는 것은 10월에 있을 금융통화위원회까지 입수되는 모든 지표를 토대로 거시경제와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전문가들은 “빠르면 10월, 늦어도 11월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마이너스 물가와 관련해 제기된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며 진화에 나섰다. 지난 8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국내경제가 일본식 장기 침체로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전년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부터 7개월 연속 ‘0%대’에 머물다 지난 8월 -0.04%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앞으로 경제주체들이 예상하는 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도 2%를 하회한 1.8%로 나타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 “앞으로 한두 달 정도는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8월 마이너스 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해 급등한 기저효과로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기저효과가 해소되면 물가 상승률이 1% 내외로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기간이 장기간 지속되고 소비가 지연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처럼 물가가 공급요인으로 인해 마이너스로 전환된 경우 단기간에 다시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마이너스 물가와 관련해 공급 요인뿐 아니라 경기 부진으로 인한 소비 수요 둔화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재는 “농축수산물과 석유 가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8∼0.9%로 1%에 육박하고 있다”며 “근원인플레이션 중에서도 정부 정책의 영향을 제거해보면 1%를 상회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농축수산물, 석유가격, 정부정책 효과만 제거해 봐도 1%대로 넘는 것을 감안할 때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의 구체적인 수정 전망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내년 경제성상률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워낙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내년 전망을 말하기가 곤란하다”면서 “향후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인데 이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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