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심각한 경기침체 오면 양적완화 고려해야”
한은 금통위 “심각한 경기침체 오면 양적완화 고려해야”
  • 김세화
  • 승인 2019.10.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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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의 시기, 수단 등에 대해서는 위원간 견해차
경제 위험요인으로 중국의 경기둔화, 일본 수출규제 꼽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심각한 실물경기 침체나 디플레이션 발생 우려가 커질 경우 중앙은행이 직접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실은 지난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사전질의 답변서에서 향후 양적완화 정책 시행 가능성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해당 사전질의는 이주열 한은 총재를 비롯 금통위원 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답변은 다수 의견을 정리한 형태로 제출됐다.

금통위원들은 제로금리 및 양적완화 정책의 시행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현재는 정상적인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에 제로 금리, 양적완화 같은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향후 금융·경제여건 변화로 양적완화 정책이 필요한 경우에는 중앙은행 대출, 공개시장 운영, 지급준비제도 등 한국은행이 보유한 정책수단을 활용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원들은 양적완화 시행의 판단기준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는 금리정책 운용 여력에 제약이 발생하는 상황으로 심각한 경기침체,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금리인하 정책이 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금통위원들은 “국채 매입 등 양적완화 정책이 시장금리 하락, 소비 및 투자심리 개선 등을 통해 금융은 물론 실물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적완화 정책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금통위원들은 “저금리 기조 및 양적완화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 과도한 레버리지, 위험 추구 행태 등이 금융안정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우리나라와 같은 비기축 통화국의 경우 내외 금리차 축소, 통화가치 절하 기대 등으로 자본유출 압력이 증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통위원실은 답변서를 통해 다수 의견 외에 일부 위원의 이견을 함께 제시하면서 “양적완화 정책의 시기와 수단, 중앙은행 대출제도 운영방향 등에서는 위원간 견해차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에 대해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전통 경제학 이론 외에도 금융위기 이후 새로 제기된 쟁점들을 면밀히 고려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금통위원들은 “금융위기 이후 일정 수준 이하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융기관의 수익성 저하, 이에 따른 금융 중개기능 위축, 대규모 자본유출에 따른 금융 및 외환시장 불안 등이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어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효하한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부정적 파급효과가 급증하게 되는 금리 수준”으로 “통화정책이 큰 폭으로 완화돼 향후 더 이상의 통화정책 완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경우 금리인하 효과가 저하되면서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준금리 연 1.5%를 역대 최저치인 1.25% 수준으로 낮출 경우 추가 인하 가능성을 둘러싼 ‘실효하한’ 논쟁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답변서에 따르면 일부 금통위원들은 실효하한의 개념, 논거 등과 관련해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반면 다른 위원들은 구체적인 추정치를 두고 시장과 소통하는 것은 추정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우리나라 경제에 위기를 초래하는 ‘블랙스완’이 무엇이냐는 질의에 금통위원들은 “미중 무역분쟁, 홍콩 시위사태 악화 등으로 중국의 경제가 큰 폭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와 중국와의 연계성이 높은 만큼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위원들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친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면서도 “양국 간 교역 규모, 산업간 연계성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되고 규제의 시행 강도가 강화된다면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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