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퀄컴에 부과한 1조300억원 과징금은 정당”
법원, “퀄컴에 부과한 1조300억원 과징금은 정당”
  • 김세화
  • 승인 2019.12.0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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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뎀칩 등 표준필수특허 이용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인정
공정위, 역대 최대 과징금 소송서 승리... 퀄컴, “항소할 것”

다국적 통신업체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납부명령 취소 소송에서 일부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4일 퀄컴 인코포레이티드, 퀄컴 테크놀로지 인코포레이티드, 퀄컴 CDMA 테크놀로지 아시아퍼시픽 PTE LTD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이 같이 판결했다.

서울고법은 2016년 12월 공정위가 퀄컴의 3개 회사에 부과한 1조311억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이 적법하다고 선고했다. 법원은 퀄컴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본 공정위의 시정명령 중 2가지에 대해 공정위의 판단이 적법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퀄컴이 경쟁 칩 제조사에 자사 이동통신 표준필수특허에 대한 라이선스 제공을 거절하거나 제한한 것에 대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통신용 모뎀칩셋 공급계약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연계해 휴대폰 제조사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도록 강요한 것에 대해서도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퀄컴이 휴대폰 제조사에 대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공정위의 판단은 인정하지 않았다. 퀄컴이 자사 기술을 제공하고 휴대폰 제조사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포괄적 라이선스의 사업방식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퀄컴은 휴대전화 제조에 필수로 들어가는 이동통신 표준필수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퀄컴이 CDMA 모뎀칩셋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보유하고 있고 WCDMA, LTE 시장에서도 장기간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았다.

공정위는 퀄컴이 모뎀칩 세트를 구매하려는 삼성, LG, 화웨이 등 휴대폰 제조사에게 표준필수특허 계약을 강요한 정황을 파악했다. 퀄컴이 표준필수특허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휴대폰 제조사에게는 모뎀칩 세트를 판매하지 않거나 공급을 중단·제한했다는 것이다.

이에 공정위는 2016년 12월 퀄컴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역대 최대 규모인 과징금 1조311억원을 부과하고 특허권 제공방식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렸다. 퀄컴은 공정위의 결정에 불복해 같은 해 2월 서울고법에 공정위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시정명령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고법과 대법원 모두 이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삼성전자와 같이 퀄컴의 표준필수특허를 제공받아 칩을 제공하는 회사는 미국, 중국 등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에도 자사 칩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원이 퀄컴의 포괄적인 라이선스 사업방식이 휴대폰 제조사에 불이익을 주지는 않으며 비용 부담이 합리적 수준을 초과했다고 보지는 않은 만큼 휴대폰 가격의 3~5%를 차지하는 로열티가 낮아질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017년에 제기된 이번 소송에서 양측은 3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여왔다.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퀄컴은 즉각 대법원에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정위도 대법원 상고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판결문 송달 후 판결내용을 분석해 대법원 상고심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판결 취지를 반영해 시정명령에 대한 이행점검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양측의 소송은 과징금의 규모가 큰데다 서울고법의 판결에 다툼의 여지가 남아있어 각국의 경쟁당국과 사법부도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퀄컴은 2015년 중국에서 9억7500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데 이어 2017년과 2018년에는 대만과 EU에서 각각 8억 달러, 9억970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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