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제주도, ‘제주용암수’ 국내 출시 놓고 갈등
오리온‧제주도, ‘제주용암수’ 국내 출시 놓고 갈등
  • 김민지
  • 승인 2019.12.0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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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국내 판매할 경우 염지하수 공급 중단할 것”
오리온 “애초부터 사업계획서에 국내 판매 예정돼”
사진= 오리온
사진= 오리온

‘제주용암수’를 두고 제주도와 오리온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1일 제주 용암수를 출시하면서 그룹 신사업의 하나로 국내 생수시장에 진출했다. 이에 제주도는 “당초 오리온이 국내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해서 염지하수를 공급한 것”이라며 “국내 판매를 강행할 경우 염지하수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4일 제주도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리온 ‘제주용암수’와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는 “그동안 공문 등을 통해 원칙상 염지하수를 국내 판매용으로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오리온은 중국 수출을 위해서는 국내 판매가 필요하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하며 제품 출시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도는 “오리온과 제주테크노파크는 용암해수 공급 지침에 따른 어떠한 정식 공급계약도 체결한 적이 없다”며 “정식으로 계약하거나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제품을 판매할 경우 더는 염지하수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오리온이 공급하는 염지하수는 시제품 생산을 위한 최소한의 공급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오리온이 시제품 생산용으로 공급받은 염지하수를 국내 판매용에 이용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마치 제주도가 제품의 제조‧판매를 방해하는 것처럼 언론에 공표해 당초의 신의를 저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물을 공공자원으로 관리하면서 지하수 개발을 공기업에만 허가하고 있다. 제주도가 오리온의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은 제주도개발공사가 독점 판매하는 ‘제주삼다수’와 무관하지 않다. 삼다수는 제주도 산하 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고 광동제약이 유통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제주도는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제주특별법을 개정해 제주도지사가 지정‧고시하는 지역에 한해 예외적으로 물의 제조‧판매를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 용암 해수단지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물 제조‧판매가 허용된 예외 지역이다.

이후 2016년 오리온은 용암 해수단지에 입주한 제주 토착기업 ‘제주용암수’의 지분 60%를 21억 2400만원에 인수하고 1200억원을 투자해 용암 해수단지에 공장을 건설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오리온이 제주용암수를 국내 출시하면서 제주삼다수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현재 제주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의 40%를 점유하며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오리온이 해외 판매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면서 제주 용암 해수단지를 관리하는 제주테크노파크를 통해 염지하수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오리온에 전달했다.

오리온은 “애초부터 제주용암수를 국내외 모두 판매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며 예정대로 제주용암수의 제조‧판매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리온은 지난 1일 제주용암수의 가정용 제품에 대한 배송을 시작한데 이어 내년 초에는 대형마트 등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리온은 지난 3일 제주용암수 공장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희룡 지사와 두 차례 면담했고 이미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 불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국내 판매를 제한해 경쟁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리온은 “용암 해수 투자 당시 제주도는 기업투자 유치에 고마움을 표시했는데 이제 와서 국내 출시가 안 된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제주도가 용암해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용암해수 단지를 조성하고 기업을 입주시켰는데 정작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려고 하니 국내 시판이 안 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리온은 “국내에서 판매하지 못 하는 물은 수출은 불가능하다”며 “제주도와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리온은 그룹의 신사업으로 국내 생수 시장에 진출해 ‘빅3’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제주용암수’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은 뒤 내년 중국,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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