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서 역대 최대 부도까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누구?
샐러리맨 신화서 역대 최대 부도까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누구?
  • 김세화
  • 승인 2019.12.1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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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세에 대우실업 세워 30년만에 재계 2위 대우그룹으로 키워
그룹 해체 후 분식회계 등 혐의로 복역... 17조원대 추징금 남겨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지난 9일 향년 83세를 일기로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베트남에서 청년 사업가 양성에 힘썼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건강 악화로 귀국해 아주대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아 왔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올해 하반기 들어서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아 오다 지난 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김 전 회장은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63년부터 섬유 수출업체인 한성실업에 근무했던 김 전 회장은 1967년, 대도섬유와 손잡고 자본금 500만원으로 직원 5명의 대우실업을 설립했다. 회사명 ‘대우’는 대도섬유의 ‘대’와 와 김우중의 ‘우’를 따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실업은 설립 첫해부터 트리코트 원단과 제품을 싱가포르에 수출해 58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거둔데 이어 인도네시아, 미국 등지로 시장을 넓혀 가며 급성장했다. 1968년 이러한 수출 성과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은 김 전 회장은 이듬해 한국 기업 최초로 호주 시드니에 해외지사를 설립했다.

1970년대 들어 대우실업은 인수합병, 계열사 설립, 해외지사 설립 등 공격적인 확장경영을 통해 급성장했다.

김 전 회장은 1973년 영진토건을 인수해 대우개발을 출범하고 무역을 하는 대우실업과 합쳐 모그룹인 ㈜대우를 설립했다. 이후 ㈜내쇼날의류 등 섬유회사, 대우증권의 전신인 동양증권, 대우중공업의 전신인 옥포조선소 등을 인수하고 대우건설, 대우전자 등을 설립하면서 금융, 전자, 중공업 등의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해외영업에 남다른 수완이 있었던 김 전 회장은 이 시기에 에콰도르, 수단, 리비아 등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해 해외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1981년 당시 45세였던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 회장에 취임하고, 1983년 대우자동차를 설립해 자동차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갔다.

김 전 회장의 거침없는 확장경영, 세계경영으로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한 대우실업은 30여년이 지난 1998년 41개 계열사을 둔 재계 서열 2위 대우그룹으로 성장했다. 1998년 당시 대우그룹의 수출액은 총 186억 달러로 당시 한국 총 수출액 1323억 달러의 14%를 차지했다.

1990년대 들어 대우그룹은 해외 현지공장 인수, 설립 등 세계경영을 본격화한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유명한 저서를 남기기도 한 김 전 회장은 1990년대 동유럽의 몰락을 계기로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등지에 자동차공장 등을 인수하거나 설립했다.

1998년 당시 대우그룹은 396개 현지법인을 포함해 해외 네트워크가 589곳에 달했고 해외 고용 인력은 15만2천명을 기록했다. 당시 고인의 해외 체류기간이 1년 중 280일을 넘었다.

그러나 1997년 11월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대우그룹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1998년 당시 대우그룹 구조조정의 핵심사안이던 대우차와 GM간 합작 추진이 흔들린 데다 금융당국의 기업어음 발행한도 제한조치, 회사채 발행제한 조치가 내려져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대우그룹은 1999년까지 41개 계열사를 4개 업종, 10개 회사로 줄이겠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지만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1999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해체됐다.

김 전 회장은 21조원대의 대우그룹 분식회계와 9조9800억원대 사기대출 혐의로 2006년 벌금 1천만원에 징역 8년6월, 추징금 17조9253억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08년 1월 특별 사면됐다. 이후 고인은 2014년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집필한 대화록을 통해 당시 대우그룹의 해체는 경제 관료들의 정치적 판단 오류 때문이라며 ‘기획 해체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말년에는 베트남 등을 오가며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2017년 3월 ‘대우창업 50주년’ 기념행사를 끝으로 공식성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편 김 전 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17조원대에 이르는 추징금 환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다만 법원이 2005년 당시 대우그룹 임원들에 대해 추징금 23조원을 연대 부과하면서 미납금 자체가 소멸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약 892억원으로 집행률은 0.49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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