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AI 한돌과의 2국서 불계패
이세돌 9단, AI 한돌과의 2국서 불계패
  • 김세화
  • 승인 2019.12.20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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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좌상귀 실수로 밀려 122수만에 패배
오는 21일 고향 전남 신안에서 마지막 대결

제1국에서 불계승을 거뒀던 이세돌 9단이 제2국에서는 AI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패했다.

이세돌 9단은 19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2국에서 ‘호선(互先)’으로 대결을 펼쳤으나 122수만에 불계패했다.

1승 1패로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세돌 9단은 오는 21일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리는 제3국에서 다시 2점을 놓고 AI와 대결한다.

이세돌 9단과 맞선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 프로그램으로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통해 축적해 온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다양한 대국 데이터를 학습해 꾸준히 기력을 발전시킨 결과 현재는 국내외 프로기사의 실력을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돌은 지난 1월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 신진서 9단과의 릴레이 대국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에서 전승을 달성했다. 지난 8월에는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3위를 오르기도 했다.

이번 대국은 바둑계 은퇴를 선언한 이세돌 9단을 위해 마련된 이벤트로 한돌은 지난 1월 국내 최정상 5인과의 공개 대국 당시보다 더욱 업그레이드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1국 2점 바둑에서 승리한 이세돌 9단은 이날 2국 맞바둑에서 흑을 잡고 대국에 나섰다. 이날 이세돌 9단은 양 소목 포석을 펼치며 실리작전을 구사했다. 양 소목 포석은 이세돌 9단이 3년전 구글의 바둑 AI 알파고와의 제1국에서 펼쳤던 포석이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이 중반 들어 좌상귀 접전에서 미세한 실수를 저지르자 한돌은 이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좌상귀 실수로 작은 손해를 입은 이세돌 9단이 하변으로 손길을 돌렸으나 한돌은 단 한 번도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세돌 9단의 좌상귀 실수로 불과 40여수를 둔 시점에서 한돌의 승률 그래프는 90% 가까이 육박했다. 일찌감치 비세를 몰린 이세돌 9단은 상대 약점을 찔러보며 AI를 상대로 특유의 ‘흔들기’를 펼쳤지만 최대한 변수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를 두며 공격을 피하는 한돌을 쉽사리 뚫지 못했다.

이세돌 9단은 좌변과 우하귀에서 뻗어 나온 백돌을 갈라쳐 위협했지만 한돌은 이를 가볍게 수습했고 우변 백돌도 포위한 공격도 무위로 돌아갔다. 이후 더는 해 볼 곳이 없다고 판단한 이세돌 9단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돌을 거뒀다.

한돌은 전날 2점 바둑에서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며 자멸했지만, 2국 호선 바둑에서는 이세돌 9단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이날 2국에서 AI가 승리하기는 했지만 AI의 한계도 포착됐다. 인간이 쉽다고 느끼는 수를 AI가 미처 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날 1국에서 한돌이 패한 것에 대해서도 “학습한 것과 다르다고 느낀 한돌이 흔들리면서 공격과 수비의 균형값을 조정하는 데 실패했다”며 “이세돌 9단이 극강의 수를 두자 AI가 버그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대국을 마친 이세돌 9단은 “초반에 너무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해서 쉽게 패배한 것이 아쉽다”며 “지더라도 이세돌 다운 바둑을 두고 싶었는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마지막을 고향에서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3국에서는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제 바둑을 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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