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우일렉 ISD’ 패소 확정
정부, ‘대우일렉 ISD’ 패소 확정
  • 김세화
  • 승인 2019.12.23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韓 정부 ISD 첫 패소, 디야니家에 730억 배상해야
5조원 규모의 론스타 ISD 등에 영향 미칠까 우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인수합병 관련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한국 정부가 패소했다. 한국 정부가 ISD에서 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국 고등법원은 이란 다야니 가문과 한국 정부간 소송에서 중재 판정의 취소해 달라는 한국 정부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이란 디야니 가문에 73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

지난해 6월 유엔 산하의 국제상거래법위원회 중재 판정부는 한국 정부가 이란 가전업체 소유주인 다야니 가문에 계약보증금을 비롯해 보증금 반환 지연 이자 등 약 73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외환위기 당시 대우일렉의 부실채권을 인수한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채권단은 자금 회수를 위해 지난 2010년 4월 다야니 가문이 대주주로 있는 중동계 가전기업 엔텍합 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같은 해 11월, 채권단은 엔텍합과 5778억원에 대우일렉 매매계약을 맺었다.

이후 디야니 가문이 설립한 싱가포르 특수목적회사 D&A가 채권단에 계약금 578억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후 D&A가 인수대금 지급일을 지키지 못하자 채권단은 ‘투자확약서 불충분’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계약금을 몰취했다.

2011년 5월 엔텍합 그룹과의 계약이 최종적으로 무산되자 디야니는 계약 보증금 578억원에 대한 반환을 요청했지만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대우일렉의 채권단은 계약 해지의 책임이 다야니에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이에 디야니는 2015년 계약 보증금과 보증금 이자 등 935억원을 반환하라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다.

디야니는 소송을 통해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과정에서 한자산관리공사를 포함한 한국 채권단의 잘못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해외 국가들의 경제 제재 등을 감안해 계약을 해지했다는 것이다. 디야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대주주가 한국 정부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중재 판정부는 다야니 측의 승소 판정을 내렸다. 영국 고등법원은 다야니 가문을 대우일렉 채권단뿐 아니라 한국에 투자한 투자자라고 판단하고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는 외국 기업이 제기한 ISD에서 한국 정부가 패소한 첫 사례가 됐다.

지난해 7월 한국 정부는 중재 판정부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중재지인 영국의 고등법원에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는 다야니의 중재 신청은 한국 정부가 아닌 대우일렉 채권단과의 법적 분쟁에 관한 것으로 ISD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 고등법원은 ‘한-이란 투자보장협정’상에 명시된 ‘투자’, ‘투자자’ 등의 개념을 매우 광범위하게 해석해 다야니를 한국에 투자한 투자자로 보고 ISD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디야니 가문의 매각이 실패한 대우일렉은 추가 입찰을 통해 2013년 동부그룹으로 매각돼 ‘동부대우전자’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다시 중견 가전회사 대유그룹에 인수돼 현재 ‘위니아대우’가 됐다.

정부는 이번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됨에 따라 이어지는 ISD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소송금액이 5조원에 달하는 론스타 ISD가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론스타는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부당하게 세금을 징수했다며 2012년 ISD를 제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국계 해지펀드 엘리엇과 메이슨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을 동원하는 방법으로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1조 원 규모의 ISD를 제기했다.

정부는 영국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온 후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산업부, 금융위 등 관계부처가 참여한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해 필요한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모든 절차가 종료된 후 관련 법령 등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1206, 36-4 Yeouido-dong, Yeongdeungpo-gu, Seoul, Korea(Postal Code 07331)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36-4 (국제금융로8길 34) / 오륜빌딩 1206호
  • URL: www.koreaittimes.com / m.koreaittimes.com. Editorial Div. 02-578-0434 / 010-2442-9446.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Monica Younsoo Chung. CEO: Lee Kap-soo. Editor: Jung Yeon-jin. Juvenile Protection Manager: Yeon Choul-woong.
  • IT Times Canada: Willow St. Vancouver BC, Canada / 070-7008-0005.
  •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