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선 KTX 탈선사고, 선로선환기 배선 오류가 원인
강릉선 KTX 탈선사고, 선로선환기 배선 오류가 원인
  • 이준성
  • 승인 2019.12.26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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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위, 애초 노선 시공 단계에서 케이블 반대로 꽂혀
시공, 감리, 운영, 유지‧보수 전 과정에서 문제점 발견돼

지난해 12월 발생한 KTX 강릉선 탈선 사고는 노선 공사가 잘못된 된데다 이후 선로전환기 점검을 소홀히 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24일 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는 “강릉선 청량신호소의 21B호 선로전환기 첨단부가 서울 방향으로 제대로 밀착되지 못해 출발 신호기에 서울 방향 열차에 대한 정지 신호가 표시되지 않고 반대로 표시돼 탈선 사고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8일 오전 7시 30분 강릉역을 출발한 서울행 806호 KTX 산천 열차가 5분 뒤 강릉역 청량신호소 부근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열차가 출발한 상태에서 강릉역 청량신호소의 서울 방향 선로전환기 21B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열차가 탈선했다. 이 사고로 승객 15명과 기관사 1명이 경상, 강릉역 직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당시 선로전환기의 오류를 알려주는 신호 시스템은 서울 방향이 아닌 강릉차량기지 방향 선로전환기 21A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표시됐다. 역무원들은 신호 시스템의 오류로 문제가 발생한 21B호가 아닌 21A를 점검하다 사고를 막지 못했다.

사고 직후 이뤄진 초동 조사에서는 선로전환기 설비가 잘못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에서 공개된 관제 녹취록에서도 시스템 오류로 엉뚱한 선로전환기를 점검하다 사고를 막지 못한 정황이 드러났다.

조사위는 선로전환기 첨단부가 밀착되지 못하고 벌어지는 장애의 원인으로 선로전환기 전동기 내 모터의 콘덴서 불량을 지적했다. 전동기 불량으로 선로전환기가 충분히 힘을 받지 못하고 선로 첨단부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신호 시스템 오류에 대한 조사 결과, 신호를 수집해 관제센터에 보내는 청량신호소의 케이블이 반대로 꽂혀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방향과 강릉차량기지 방향의 이상 여부가 반대로 표시되고 있었던 것이다.

조사위는 “21A호와 21B호 선로전환기 배선이 반대로 시공돼 고장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탈선을 막지 못했다”며 “설치, 시공, 감리 과정에서 이러한 시스템 오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탈선 사고의 1차적 책임은 노선 공사를 주관한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있다는 게 조사위의 판단이다. 철도시설공단이 서울 방향 본선을 시공할 때와 강릉차량기지 방향 공사 때에 신호 케이블의 연결 설계가 달랐고 책임감리원은 배선 방향을 바로잡기 위해 설계도를 수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공사 현장에는 이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현장 작업자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결국 예전 설계대로 선로전환기 케이블을 반대로 연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공사 완료 후 철도시설공단은 신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연동검사를 3차례 진행했지만 오류를 못 확인하지 못했다. 코레일은 해당 검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조사위는 철도 운영 과정에서 유지 보수를 허술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코레일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코레일은 유지·보수에 대한 책임이 있지만 청량신호소 점검 주기가 아직 남아 점검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일 조치와 관련해서도 코레일의 책임을 지적했다. 21A와 21B와 같이 두 개의 선로전환기를 한꺼번에 관리하는 쌍동 선로전환기의 경우 하나만 고장나도 모두 고장난 것으로 보고 조치해야 한다. 조사위는 “코레일이 쌍동 선로전환기에 맞는 매뉴얼을 갖추고 유지 보수를 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사위 이동백 단장은 “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 두 기관 모두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다”며 “이번 조사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것일 뿐 사고 책임과 관련해선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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