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비용 상승 등 스마트폰 실적 악화 영향
LG전자가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해 3년 연속 60조원을 넘어섰다.
LG전자는 8일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62조306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수치로 2017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 61조3963억원을 2년 만에 경신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연간 2조4329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 2조7033억원보다 10.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연간 실적에 비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증권사의 평균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16조610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86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87.4% 급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는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3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증권사들은 LG전자의 매출액은 16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은 2500억원대로 전망했다.
지난해 LG전자믐 생활가전과 TV 부분에서 선전해 매출이 증가했지만 스마트폰의 부진이 4분기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4분기 어닝쇼크는 가전 분야의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스마트폰의 실적 부진, TV 분야의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018년 4분기에도 스마트폰 사업에서만 32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지난해 4분기 전략상품인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을 북미, 일본,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며 마케팅 비용이 대폭 증가해 적자가 확대됐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4분기 스마트폰 영업손실이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다섯 분기 동안 스마트폰 부문 평균 영업이익률은 -13.9%로 2015년 2분기 이후 19분기째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년 대비 28% 감소하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도 줄었다.
LG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지를 국내에서 베트남으로 옮겼다. LG전자는 생산비용 절감으로 원가경쟁력이 강화되는 만큼 올해 적자폭을 연간 1000억원 내외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현재는 실적이 좋지 않지만 스마트폰이 모든 전자기기의 허브가 되기 때문에 그만큼 발전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투자와 생산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TV도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감소했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로 선전했지만 LCD TV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으로 타격을 입었다. 8K TV와 관련된 마케팅 비용이 집중된 것으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OLED TV 판매가 지난해 보다 크게 증가해 LCD TV의 경쟁 심화로 인한 실적 악화를 상쇄할 것”이라며 “LCD 패널 가격 상승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OLED TV 판매 증가로 인해 전체적으로 성장세가 유지되고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생활가전이 선전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견인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가전 부문에서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안정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면서 지난 다섯 분기 평균 8.8%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TV, PC, 모니터 부문의 같은 기간 평균 영업이익율 7.1%보다 높은 수치다. 다만 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과 관련한 문제로 AS 비용이 발생한 것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무선청소기 등 프리미엄 가전과 소형가전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생활가전에서만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20조원, 영업이익도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부터 대표 가전인 에어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OLED TV, 건조기 등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LG전자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3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LG전자의 영업이익을 2조9000억원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