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불완전판매‧돌려막기 등 금융사기 의혹
‘라임 사태’ 불완전판매‧돌려막기 등 금융사기 의혹
  • 김세화
  • 승인 2020.01.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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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추가 환매 중단으로 피해 규모 2조원에 달할 듯
판매사인 은행, 관리부실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 제기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의도적인 수익률 부풀리기 등 금융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2015년 12월 영업을 시작한 라임자산운용은 타사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 국내 사모펀드 업계 1위로 급성장했다. 자기자본금 338억원으로 시작한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7월 기준으로 5조9000억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9일 라임은 62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을 발표했다. 당시 문제가 된 펀드는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플루토 FI D-1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같은 메자닌이 주로 편입된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들이다.

이어 같은 달 14일 라임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2436억원의 무역금융펀드 환매도 추가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라임 측은 총 환매 중단 금액은 1조3363억원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며칠 후 금융감독원이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라임의 환매 중단 금액의 추정치는 1조5587억원으로 더 불어났다.

당시 라임 사태는 코스닥시장의 침체에 따라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가치가 급락해 발생한 유동성 문제로 파악됐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금감원장도 “유동성 리스크와 관련해 라임이 실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5일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800억원대 횡령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던 라임의 부사장 이모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잠적하면서 금융사기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등록 취소,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IIG는 헤지펀드 손실을 숨기고 최소 6000만 달러 규모의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하는 등 증권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라임은 6000억원대 무역금융펀드의 40% 가량을 IIG의 헤지펀드에 투자했는데 금감원은 라임이 IIG의 문제를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삼일회계법인의 펀드 회계 실사에서 라임의 상당수 자산이 낮은 등급으로 분류되면서 원금 손실 규모가 최대 70%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에는 라임의 ‘크레디트인슈어런스 무역금융펀드’에 대해서도 판매사들에 환매 중단을 통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 규모가 2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라임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단기 수익을 높이기 위해 메자닌 등 부실 자산을 대량 매입한 데 있다. 라임은 이 과정에서 채권 보유 한도 규정 등을 피하기 위해 다른 회사 명의로 매입하는 ‘파킹 거래’를 저지르거나 한 펀드의 손실을 다른 펀드의 자금으로 메우는 ‘돌려막기’로 수익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욱이 무역금융펀드의 투자 손실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판매사나 투자자들에게 이를 숨기고 펀드를 판매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금융사기 등 이번 사태에 대한 논란은 펀드 운용사인 라임에서 끝나지 않고 펀드 판매사인 은행과 증권사, 금융당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라임의 펀드 판매 잔액은 우리은행 1조648억원을 포함해 34.5%가 은행권에 집중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은행이 해당 펀드가 손실 위험이 전혀 없는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해 가입했다거나 펀드 상품임을 안내받지 않은 채 예·적금 상품으로 알고 투자했다며 불완전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을 비롯한 정부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불법 행위 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이르기까지 운용사와 판매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점도 지적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부터 2개월간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전환사채 편법거래 등의 의혹이 제기되자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검사에 실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크레디트인슈어런스 무역금융펀드’ 환대 중단 등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현재 라임에 대한 추가 검사를 계획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추가 검사를 실시하고 라임 사모펀드 판매사인 주요 은행들에 대한 검사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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