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 “쌍용차 정상화 5000억 필요”, 사실상 정부 지원 요구
마힌드라 “쌍용차 정상화 5000억 필요”, 사실상 정부 지원 요구
  • 이준성
  • 승인 2020.01.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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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회장 등 만난 자리에서 2300억원 직접 투자 밝혀
정부 “한국GM과는 달라, 대주주 책임‧자구노력 필요”

 

쌍용자동차 최대 주주인 마힌드라가 2300억원을 투입하는 정상화 계획을 밝히면서 사실상 한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요구함에 따라 정부와 산업은행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21일 쌍용차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2022년 흑자 전환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3년간 약 5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일 고엔카 사장은 16~17일 이동걸 산은 회장, 이목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고엔카 사장이 직접 투자하겠다고 밝힌 투자액은 2300억 원에 불과해 정상화에 필요한 5000억원 중 나머지 2700억 원은 산은 등 정부에 직간접적인 지원을 요청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고엔카 사장은 이동걸 산은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인 금액을 두고 논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엔카 사장은 우선 대출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20일 현재 쌍용차는 토지와 공장 설비 등을 담보로 산은으로부터 1900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 우리은행으로부터 지난해 각각 100억 원, 400억 원을 대출받은 상황이다.

쌍용차의 대출금 중 올해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산은의 대출금 900억 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출 연장 여부는 쌍용차에 대한 추가 지원 여부와 함께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요구액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년 전 산은이 한국GM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 전례가 있어 쌍용차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한국을 찾아 정부 관계자를 만난 고엔카 사장의 행보 역시 2년 전 한국GM의 전략과 다르지 않다.

2018년 2월, 한국GM은 전북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당시 산은은 GM 본사가 대출, 출자전환 등을 포함해 64억 달러를 지원하는 조건 하에 한국GM에 7억5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하지만 정부와 산은에서는 한국GM의 상황과는 다르다며 쌍용차에 대한 추가 지원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한국GM 지원 당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이 있었던 만큼 쌍용차에 대한 대규모 지원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더군다나 산은이 2대 주주였던 한국GM과는 달리 쌍용차는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주채권은행에 불과해 경영상 책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현재 산은이 내준 쌍용차 대출도 시중은행들과 같은 담보대출로 최악의 경우 담보를 처분할 수도 있다.

본사의 글로벌 경영 전략에 따라 군산공장 폐쇄한 한국GM과 달리 쌍용차도 회사의 유일한 국내 완성차 공장인 평택공장을 폐쇄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고엔카 사장을 만난 정부측 관계자들도 대주주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 갑자기 46명에 대한 복직을 미루고 무기한 휴직에 돌입했다. 올해 신차계획도 없고 내년에 전기차 출시 계획이 있지만 이조차도 미흡하다.

실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이목희 부위원장은 고엔카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쌍용차의 중장기 비전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미래차에 대한 전략과 노사의 자구노력으로 국민을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쌍용차의 경영 악화가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 감소로 불거지는 것은 부담스러운 만큼 결국 정부가 대규모 자금은 아니더라도 추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마힌드라 회장에게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를 해결하도록 요청한 것을 빌미로 산은이 1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시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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