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법, 국회 본회의 부결 파장
인터넷은행법, 국회 본회의 부결 파장
  • 김세화
  • 승인 2020.03.06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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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의원들 “KT 특혜, 은산분리 원칙에 어긋나”
케이뱅크, 자금 수혈 못 받아 정상영업 무기한 연기

지난 5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통과시킴에 따라 본회의 처리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민주통합의원모임, 정의당 등 범여권에서 대거 반대·기권표가 나오면서 처리가 무산됐다. 재적의원 184명 중 찬성은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이었다.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한도초과 지분보유 승인 요건 중 ‘공정거래법 위반’ 요건을 삭제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는 KT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지만 국회에서 부결됨에 따라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KT는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는데다 개정안이 논의되는 중에도 담합 혐의로 공정위의 추가 조사를 받았다.

지난 2018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참여를 일부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말 인터넷은행법을 개정해 비금융 산업자본도 인터넷은행 지분을 34%까지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심각한 경영란에 시달리고 있는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KT의 자본을 수혈받아 영업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인터넷은행법 중 ‘대주주적격성 심사에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산업자본은 은행 대주주가 될 수 없다’는 조항이 KT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되는데 걸림돌이 되었다. 현재 케이뱅크는 자본금 부족으로 인해 신규 대출이 완전히 멈춘 상태로 개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정상 영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민주당이 인터넷은행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동시 처리하기로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깼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소비자에 대해 설명 의무, 부당 권유 행위 규정을 위반한 금융사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날 인터넷은행법보다 먼저 표결에 부쳐진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이어진 토론에서 여당 내 일부 강경파와 정의당, 민주통합의원모임 등 범여권의 의원들이 반대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앞서 시민단체들도 해당 개정안이 산업자본의 은행 진출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은산 분리’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법안 개정을 반대해왔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본회의 찬반 토론에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KT라는 특정기업을 위한 분명한 특혜”라며 “인터넷은행법이 불법기업의 면죄부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의원모임 채이배 의원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도 “독과점, 갑질, 담합 처벌에 예외를 줘선 안 된다”며 “공공성과 사회·경제적 약자를 생각해야 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반면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혁신산업의 성장을 위한 기반”이라며 대부분 찬성했지만 표결에서 밀리며 결국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부결됐다. 그러자 표결 직후 미래통합당 권성동 의원 등이 여당 의석을 향해 “뭐 하자는 거냐, 다들 나가자”며 강하게 반달했고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면서 본회의는 정회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미래통합당 간사인 김종석 의원은 본회의 직후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금융소비자보호법을 통과시킨다는 전제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 통과를 약속했다”며 “이러한 약속에 따라 정무위와 법사위에서도 합의 처리해놓고 본회의 표결에서 약속을 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오늘 본회의 안건 순서는 인터넷은행법,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순서로 돼 있다”며 “본회의 직전 안건 순서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상정될 예정이던 타다금지법은 국회가 파행되면서 처리되지 못했다. 여야는 지난 4일, 국회 법사위에서 타다금지법을 통과시켰고 이에 ‘타타’측은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정부도 이 법안 통과에 반대하지 않는데다 이날 미래통합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타다금지법’ 처리를 당론으로 정함에 따라 ‘타다금지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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