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현금성 지원은 엇박자정책 될 수 있어”
홍남기 부총리 “현금성 지원은 엇박자정책 될 수 있어”
  • 김세화
  • 승인 2020.03.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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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재정투입에 비해 실효성 떨어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난기본소득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해 부정적이 입장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권과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 요구에 대해 “서든 스톱 상황에서 현금성 지원은 엇박자 정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서든스톱’이란 선진국의 통화긴축 등으로 외국의 자본유입이 급감하거나 대규모 외자 유출이 발생해 외화 유동성이 고갈돼 경제 위기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국가의 경우, 사실상 영업장 폐쇄, 강제적 이동제한 등 서든 스톰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긴급부양책, 재난수당 지원 등을 병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용처가 없는 상태에서 돈을 푸는 엇박자 정책이 될 가능성도 지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효과가 제대로 나기 위해서는 타이밍과 속도도 중요하지만 어떤 상황에 어떤 순서로 정책을 시행할 것인가도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아무리 급하고 하더라도 긴급방역, 마스크 대책, 재정·세제·금융 패키지, 지역경제 회복, 통화스와프·금융안정까지 순서에 맞게 전략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것이 코로나19의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 지사 등 여권 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 주장과 관련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재난기본소득 도입이 현재 상황에서는 정책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세계적인 불황 위기에 우리 정부도 과감한 재정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그 동안 홍 부총리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지난 10일, 국회에 참석 당시, 재난소득 도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홍 부총리는 “장점이 있겠지만,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 13일에도 추경 증액과 관련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 나가겠다”며 소신발언을 이어갔다.

홍 부총리의 지적대로 실제 전문가들은 “재난소득으로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데 비해 경제살리기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지급 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국민 대다수에 일정금액 이상 재난소득을 지급하는 데는 40조~50조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수십만원 수준의 재난소득이 지급된다 하더라도 이를 실제 활발하게 사용할 지 확신하기 어렵다. 감염병 확산이 둔화돼도 중산층 이상 국민은 굳이 재난소득을 쓰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거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국가채무도 고려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0조원이었던 국가채무는 올해 800조원을 넘어 내년에는 9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1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 비용 10조원을 반영하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이미 40%를 넘어선다. 여기에 수십조원의 재난소득까지 지급할 경우 국가부채비율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재정 소요를 종합 고려해 실효성 있는 생계 지원 방안을 신속하게 결론낼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홍 부총리에게 주문했다. 대통령이 지시한 생계 지원 방안은 다음 주 초로 예정된 제3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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