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무제한 유동성 공급, 사실상 양적 완화”
한은 “무제한 유동성 공급, 사실상 양적 완화”
  • 김세화
  • 승인 2020.03.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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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매주 RP 매입, 금융기관 신청액 전액 공급
100조원 규모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자금공급에 기여

한국은행이 3개월간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액수에 관계없이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양적 완화 조치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RP 무제한 매입, 공개시장운영 대상 확대 등을 담은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규정과 금융기관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은은 ‘금융시장 안정과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지원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91일 만기의 RP를 매입한다. 매입 한도를 정해두지 않고 시장 수요에 맞춰 금융기관의 신청액을 전액 공급하는 방식이다.

금리는 기준금리 연 0.75%에 0.1%를 가산한 0.85%를 상한선으로 정하고 모집 금리는 입찰 때마다 별도로 공고하기로 했다. 한은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7월 이후 연장 여부를 추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은은 RP 입찰 참여 금융기관에 증권사 11곳을 추가하고 RP 매매 대상증권도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이 발행하는 채권 8종을 추가했다. RP 거래 대상기관을 늘려 돈 풀리는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로 이번 결정에 따라 한은과 RP 거래를 하는 증권회사는 5개사에서 16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RP’란 금융기관이 일정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이다. RP 거래는 공개시장운영의 일환으로 한은이 시중 유동성을 관리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한은은 유동성 공급 필요할 때 RP를 매입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매각해 시중의 자금을 회수한다. RP 무제한 매입은 시장의 자금 수요에 따라 원하는 만큼 유동성을 전액 공급한다는 의미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했고, 일부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전액공급 방식의 한도 없는 유동성 지원은 사실상 양적 완화로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실시하지 않았던 전례 없는 조치다. 이날 윤 부총재는 이번 조치가 미국 등 주요국의 양적 완화와 사실상 같은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 “시장 수요에 맞춰 유동성을 전액 공급하는 조치로 사실상 양적완화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번 조치로 실제 어느 규모의 유동성이 추가 공급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조치에 따른 추가된 대상증권 발행 규모를 고려해 RP 매입 대상 확대 규모는 약 70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윤 부총재는 “신청액을 전액 공급한다는 방침만 결정됐을 뿐 실제 입찰과정에서 요청액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의 무제한 자금 공급 조치에 채권값은 일제히 상승했다. 시장 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64% 내린 연 1.067%에 장을 마쳤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연 1.502%로 0.145% 내렸다. 코스피도 장중 한때 1735.75까지 올랐다. 하지만 장 후반 외국인과 기관 동반 매도세가 커지면서 전 거래일 대비 18.52포인트 내린 1686.24로 거래를 마쳤다.

한은의 조치로 지난 24일 발표한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00조원 중 상당액이 금융회사의 참여로 이뤄지는데 한은의 이번 조치로 금융회사들의 유동성 부담이 덜어지게 됐다. 윤 부총재는 “이번 조치가 금융시장 안정을 비롯해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에 필요한 유동성을 원활히 공급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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