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여행 등 서비스 업종, 자동차 등 물가 하락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1%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식재료인 가공식품과 축산물 가격이 올랐다. 반면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1999년 외환 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4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8월 0%를 나타낸 뒤 9월에는 사상 처음 0.4% 감소하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12개월 연속 1%를 밑돌던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1월 1.5%로 회복세로 돌아선 뒤 2월 1.1%, 3월 1.0%로 3개월 연속 1%대를 기록했다.
농산물 가격 기저 효과가 사라지고 석유류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소비자물가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 유가 하락이 국내 유가에 반영되면서 물가 상승폭이 둔화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서비스 업종의 물가는 하락하거나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0.5%로 1999년 외환위기 당시 기록한 0.4%에 이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서비스물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는 가격 상승 요인이 많은 연초임에도 0.9% 상승에 그쳤다. 호텔숙박료는 5.2% 하락해 2010년 8월 -9.4%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고 콘도 이용료도 3.1% 하락했다.
반면에 식재료 가격은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2% 상승했다. 식재료 소비가 늘어나면서 축산물 가격이 6.7% 상승했고 가공식품도 1.7% 상승했다. 달걀은 20.3%, 돼지고기는 9.9% 올랐다.
공업제품 가격도 1.3% 상승했지만 공업제품 가운데 승용차 가격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로 하락했다. 소형승용차와 대형승용차 가격은 각각 2.3%, 1.1% 내렸고, 중형승용차와 수입승용차는 각각 2.1%, 1.6%로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
통계청은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가정 안에서 소비하기 위한 음식 재료의 가격이 올랐다”며 “국제적으로는 유가가 하락한 점이 국내 유가에 반영되며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품목별로 물가의 상승과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3월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하지는 않았다”며 “지난해 물가가 낮았던 기저 효과가 있어 향후 물가가 마이너스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KF94 마스크 가격은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가격이 올랐지만 공적 마스크 공급 이후 상승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통계청의 일일 가격조사 결과, 약국, 마트 등 오프라인의 공적 마스크 판매가격은 1,800원이고, 온라인은 5000원대에서 4000원대로 떨어졌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렀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으로 인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 대비 0.7% 상승했다.
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0.4%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9년 12월 0.1%를 기록한 이후 20년 3개월만에 최저치다. 생활물가지수는 1.8%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60개 품목 중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의 가격을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체감물가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어류, 조개, 채소, 과실 등 기상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3.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전년대비 0.8%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