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칼럼-4] 분산금융 이야기---가치안정 코인 (stablecoin)
[연재 칼럼-4] 분산금융 이야기---가치안정 코인 (stablecoin)
  • 김형중 논설위원 (khj@koreaittimes.com)
  • 승인 2020.04.10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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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은행없는 은행
2. 이자없는 대출
3. 로또 같은 예금
4. 가치안정 코인
김형중 논설위원/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김형중 논설위원/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커서 화폐로서 쓸모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가격 변동이 없는 코인이 나왔다. 이런 대목에서 인간의 위대함이 드러난다. 인간은 문제가 발견되면 바로 해결책을 찾아낸다.

방법은 달러를 담보로 삼는 거였다. 코인 하나를 만들 때마다 달러 하나씩 담보로 넣었다. 그래서 코인 가격이 늘 1달러 언저리에서 유지되도록 했다. 이게 테더(USDT)라는 코인이다. 지금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가치안정 코인이다.

법정화폐에 연동시켜 가치를 안정시키는 대신 암호화폐에 연동시키는 코인이 출현했다. 역시 인간의 위대함이 여기서 또 드러난다. 인간은 늘 새로운 방식으로 기술의 지평을 넓혀나갔다.

이더리움을 담보로 맡기고 다이(DAI)를 받았다가 나중에 돌려주면 다시 이더리움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이는 1달러 부근에서 움직이도록 관리되고 있다.

담보 없이 가격을 안정시키는 코인도 나올뻔했다. 가격이 상승하면 코인을 더 풀어 가치를 떨어뜨리고,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코인을 회수해서 상승시키는 일종의 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 기법을 쓰려고 했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설계된 베이시스(Basis)가 세상에 출시되려는 찰나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이 코인의 자금모집 방식을 보면 증권에 해당되는 것 같다는 신호를 보냈다. 자금모집을 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그래서 바로 접었다.

테더는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며 가치안정 코인으로 세계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여러 구설에 올랐다. 발행한 테더 양과 담보로 잡은 달러의 양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있었다. 특정 회사에 의해 코인이 관리된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담보 기반의 가치안정 코인이 지니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이 코인은 가격이 1달러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달러 대용 화폐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담보를 맡기고 코인을 사서 쓰다가 담보 가격이 상승하면 코인을 돌려주고 담보를 돌려받아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테더는 비트코인 위에서 돌게 설계되었으나 이더리움이 널리 확산되자 이더리움 메인넷에서도 작동할 수 있게 ERC-20 스마트 컨트랙트가 출시되었다. 이더리움 위에서 도는 앱의 수가 폭증하자 다이는 이더리움 앱에서 작동하는 기축통화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이더를 맡기고 다이를 빌려 다이를 쓰다가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하면 다이를 반납하고 이더리움을 돌려받아 이익을 챙기려는 비즈니스 모델인 부채담보부 포지션(Collateralized Debt Positions)이 등장했다.

항상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므로 가격이 하락할 경우를 대비해 대책을 마련했다. 이더를 맡기면 가격의 66퍼센트에 상당하는 다이를 받게 된다. 가격이 상승하면 좋지만 일정 가격 이하로 하락할 경우 추가 담보를 넣거나 다이를 상환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다이는 바로 청산된다.

가격안정 코인은 분산금융의 혁신적인 모델이자 미래금융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시뮬레이터다. 이제 걸음마를 뗀 분산금융에서 더 멋진 상품이 설계되고 실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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